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CEO 오늘

SK하이닉스 주가가 13일 또 한번 '52주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올해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에 매수세가 몰리면서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장중 22만 6000원을 찍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 시작과 동시 전날 종가(21만5000원) 대비 5% 넘게 상승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습니다.

이로써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도 160조 원 벽을 넘어 약 163조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는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증권가 리포트가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KB증권은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올해 및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19.1%, 21.5% 높였습니다.

목표주가도 기존 24만 원에서 28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과거 최고치인 2018년을 웃돌면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고수익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D램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가운데, 올해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지난해 동기 대비 79% 상승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낸드 부문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고용량 스토리지 엔터프라이즈 SSD(eSSD)의 구조적 수요 증가로 2분기부터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최고치는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29만 원으로, 컨센서스(평균치)는 23만 4000원입니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3.55%), 브로드컴(2.36%), 마이크론(4.21%), ARM(8.11%) 등 주요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에 도움을 줬습니다.

한편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발로 뛰는 경영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 6일 회태원 회장과 함께 대만을 방문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곽노정 사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 임원들과 회동했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TSMC 외에도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와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하며 한국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 설비투자 올해만 13조…HBM 선도 굳히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곽노정 사장의 주도 아래 잠시 숨 고르던 설비투자(CAPEX)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청주 MX15X, 용인 클러스터 외에 미국 인디애나주에도 반도체 생산기지를 세우겠다고 밝혔고, 일본에 HBM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액을 13조 원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확대하고, 내년에도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악화에 따라 적자가 지속되면서 설비투자를 과감히 줄인 바 있습니다.

2023년 설비투자액은 약 8조 3251억 원으로 2022년 19조 103억 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당초에는 올해 설비투자도 10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지만, 넘쳐나는 HBM 주문에 생산설비를 빠르게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 5월2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HBM은 이미 솔드아웃(매진)됐고, 내년 생산분 역시 거의 판매가 완료됐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모두 20조 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M15X 새 공장을 짓고 있는데, 내년부터 이곳에서 HBM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올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에 38억 7천만 달러(약 5조 2천억 원)를 투자해 HBM 패키징 공장을 신규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일본에 HBM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데, 유력한 공장 후보지로는 HBM 기술 협력사인 TSMC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이 있는 일본 구마모토현 인근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첨단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사업 성과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관련 첨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첨단 고부가 D램 메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서 지위를 다지고 2022년 6월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지속해서 중요도가 상승할 HBM 시장에서 업계 1위 지위를 2024년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차세대 D램 연구에도 힘써, 2022년 8월1일 DDR5 D램에 기반한 CXL 메모리 샘플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CXL 메모리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표준화 인터페이스로, 메모리의 용량과 성능이 고정되는 기존 서버의 한계점을 보완해 메모리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게 해준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SK하이닉스가 2023년 8월 개발소식을 전한 321단 낸드플래시는 단수가 높아지는 것에 더해 효율성도 개선돼 이전 세대인 238단 512Gb(기가비트) 대비 생산성이 59% 높아졌습니다.

곽노정 사장은 2022년 10월5일 열린 반도체대전(SEDEX)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당시 최고 레벨의 기술인 QLC(쿼터 레벨 셀)를 넘어 PLC(펜타 레벨 셀)로 나아가야 한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건사고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ESG 등급 하락

기업지배구조원은 2022년 1월5일 ESG등급위원회를 열고 2022년 1차 ESG 등급 조정을 하면서 SK하이닉스의 ESG 등급 가운데 환경경영(E) 부문 등급을 A에서 B+로 낮췄습니다.

이는 SK하이닉스의 공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2021년 3월 청주 3공장에서 액화물질 TDMAT가 유출됐고, 10월에는 청주 4공장에서 액화물질 TEOS가 유출됐습니다.

4월 이천 공장에서도 불산이 유출돼 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SK하이닉스 공장에서 이처럼 유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것을 놓고 SK하이닉스의 시설 안전관리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에도 청주 공장에서 화학물질 TDMAT가 유출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사회책임경영(S)과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기존의 A+와 A등급을 유지했고, 종합점수도 기존 A등급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반면 모건스탠리캐피날인터내셔날(MSCI)은 SK하이닉스의 ESG 등급을 2020년 BB에서 2021년 12월 A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제재

SK하이닉스는 2022년 4월27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적발된 이천 산업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던 곽노정 사장과 SK하이닉스가 각각 발금 300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수도권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가 2021년 4월20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정기감독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제3항 제1호, 제39조 제1항 제1호,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138조 제1항, 제3항 제1호, 제39조 제1항 제1호 위반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재발 방지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위한 현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벌금은 2022년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모두 납부 완료됐습니다.


▲생애

곽노정 사장은 1965년 11월6일 출생해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29년째 SK하이닉스에서만 근무한 정통 '하이닉스맨'입니다.

곽노정은 30년 가까이 하이닉스에 몸담으며 주로 공정과 제조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1994년 현대전자 공정기술실에 입사해 박막 공정 개발 등을 수행했고,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160나노 D램 제품 개발팀 파트리더를 맡았습니다.

이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100나노, 90나노, 80나노 D램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박막과 화학적기계연마(CMP) 분야 리더를 맡았습니다.

2006년 세계 최초 60나노급 DDR2 미세공정과 2009년 40나노급 DDR3 미세공정 개발에도 참여했습니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을 때 상무보로 승진해 D램 공정3팀장을 맡았습니다.

이듬해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공정기술그룹장을 맡아 16나노 미세공정과 20나노 미세공정 기술 연구를 주도했습니다.

2015년부터 제조·기술 부서로 옮겨 D&T기술그룹장, 청주M15공장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제조·기술담당을 맡아 D램과 낸드 수율과 양산 품질을 끌어올리고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2022년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곽노정 사장이 후임 대표이사에 선임됐습니다.

SK하이닉스의 대표적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꼽히고 있으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력/경력

학력 : 1989년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 졸업
1991년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 대학원 석사
1994년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 대학원 박사

경력 : 198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자연구실 연구원
1994년 현대전자(옛 SK하이닉스) 입사, 공정기술실 개발연구원
2012년 SK하이닉스 D램 공정3팀장 상무보
2013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공정기술그룹장 상무보
2014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상무
2017년 SK하이닉스 제조 및 기술부문 청주 팹(M15) 담당 겸 안전보건총괄책임 전무
2019년 SK하이닉스 제조 및 기술담당 부사장
2021년 한국공학한림원 재료자원공학부문 일반회원
2021년 SK하이닉스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2022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 선출
2022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어록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반도체다. 챗GPT가 등장하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고객들은 필요에 부합하는 최적화된 스펙의 메모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AI에 집중해 시그니처 메모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제품을 통해 AI용 메모리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23년 11월2일, 고려대 서울캠퍼스 특별강연)

"뉴진스 히트곡 'ETA'의 각 이니셜을 변형해 회사가 추구하는 초기술의 3가지 방향성, '친환경E, 첨단기술T, 융복합 응용기술A'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구 곳곳에서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자 SK하이닉스는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0월11일, 대전 카이스트 특별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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