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강업계 보릿고개에 배터리·전기차용 강판서 활로 찾는다

원통형배터리 강재 개발 연내 마무리
감속기용 기어 전기차 소재 개발도
건설용 봉형강 판매량 감소 만회 기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전기차용 강종 개발에 속도를 내며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건설 경기 부진과 외국산 저가 철강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신규 수요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에 들어가는 강판 개발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들이 원통형 배터리 비중 확대에 적극적인만큼 현대제철의 기술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지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2년 테슬라가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한 것을 기점으로 BMW, 스텔란티스 등이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등 원통형 배터리는 최근 2차전지의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사들도 원통형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올 하반기 오창 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해 테슬라 등 전기차 제조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그룹과 미국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제철현대차 G80(G80EV) 등 차세대 전기차를 위한 강재 기술 개발과 제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전기차 감속기용 리덕션 기어와 1.5GPa(기가파스칼)급 고인성 핫스탬핑 등을 개발 중이다.

핫스탬핑은 고온으로 가열된 강판을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눌러 성형한 뒤 금형 안에서 담금질을 하듯 급랭시켜 강도를 향상시키는 기술로, 차체를 얇은 두께로 강하게 만들 수 있어 차량 경량화와 주행거리 연장에 도움을 준다.


현대제철이 이처럼 차세대 모빌리티 강재에 열을 올리는 것은 장기간 이어지는 철강업계의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83.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22억원으로 86.2% 줄었다.


국내외 건설 경기 불황과 저가 철강재의 공습으로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건자재 매출액은 매분기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제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봉형강 부문의 지난해 연매출은 8조92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줄었다.

올 1분기에도 봉형강 판매량은 143만2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반면 판재류 판매량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283만t이었던 판재류 판매량은 올 1분기 291만t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향은 127만t에서 올 1분기 130만t으로 개선됐다.


현대제철은 차량용 강재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차별화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에서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도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부가 철강 소재 개발과 전기차 전환 가속에 따른 고강도 경량 차강판 개발 등을 업황 부진을 이겨내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현대제철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확대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분기 완공 목표로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SSC(Steel Service Center)를 건설 중이다.

회사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강판 수요에 대응하고 현지 판매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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