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3.5%)가 1년5개월째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누적된 고금리 압박이 민생 경기와 내수,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

고물가보다 고금리가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수부진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수출 회복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내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수출 회복에 따른 긍정적 파급효과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고금리가 계속되면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어 투자가 위축되고, 가계는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며 소비가 위축된다.

KDI가 2004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정책 금리와 소비·투자 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민간소비는 3개 분기 후 최대 0.7%포인트 줄고, 파급효과가 인상 이후 9개 분기까지 지속됐다.

설비투자는 3개 분기 후 최대 2.9%포인트 급감하고 그 영향이 8개 분기까지 이어져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통화정책 효과가 내수에 전달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며 "올 하반기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긍정적인) 내수 영향은 내년부터 가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날 통계청은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3개월 만에 3% 밑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2.6%로 대폭 끌어올렸다.

고금리·고물가 여파에 침체됐던 내수가 올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와 함께 회복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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