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경매량 30% 급감
가격도 작년보다 4% 하락
“출하량 줄어도 수요 적어”

현금 등 실용적 선물 인기

2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한 화훼 농가에서 관계자가 어버이날 등을 앞두고 카네이션 출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매년 5월이면 감사의 마음으로 부모님과 스승님에게 달아드리던 꽃 카네이션이 점차 외면받고 있다.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소비 흐름이 이어지는 데다 떨어지는 도매가격과 달리 고임금 등 영향으로 소매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경매가 이뤄진 카네이션(절화 기준) 총수량은 2만7305단(1단은 20송이)으로 전년 같은 기간(4만1756단)보다 34.6% 감소했다.

한 단당 평균 가격도 808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34원)보다 4.1% 줄어들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올해 거래량과 평균가격 감소 폭은 더욱 크다.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지난 2022년 같은 기간 동안 경매가 이뤄진 총수량은 7만788단이었으며 평균가격도 9243원이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5월을 겨냥해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이 줄어든 데다 작년에 카네이션 재배하던 분들도 작목을 변경했다”면서 “출하량이 적은데도 수요가 불확실해 가격대가 형성이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네이션이 선물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는 것은 좀 더 실용적인 선물을 주고받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과 상품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영양제·홍삼 등 건강식품과 안마기 같은 상품도 선물로서 인기가 높다.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올해 1월 9일부터 2월 9일까지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안마의자를 선물로 고려하는 시기(복수응답)’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9%가 ‘어버이날’을 꼽기도 했다.


카네이션 도매가격이 내려가는 것과 달리 인건비와 임대료는 물론 화분 및 상자 등 자재 비용 상승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소매가격이 요지부동인 점도 지갑을 닫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카네이션 꽃다발 하나에 4~5만원인데 그 돈을 추가해 좀 더 좋은 선물을 사드리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다 보니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국내 농가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전국 카네이션 재배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주산지인 경남 김해에서도 재작년 재배 농가 수가 78개였지만 작년에는 더욱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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