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기준금리 조기 인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가계대출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대출이 6개월 만에 늘어나면서, 총액은 700조에 육박했는데요.
고금리에 노출되는 차주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우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잠시 주춤했던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지난달 다시 크게 늘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보다 약 5조 6천억이 늘어난 699조 1천93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출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약 3조 6천억 원, 신용대출은 1조 9천억 원이 각각 늘었습니다.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깨고, 6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습니다.


주담대 상승에는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함께 정책대출 재원이 은행으로 옮겨간 것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용대출의 상승에는 지난달 대형 공모주들의 청약이 있었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가계 대출 중 주담대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금 재원 부족으로 기금 대출을 은행 자금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늘어난 가계대출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12일 금통위원들은 "주요국들의 정책금리 방향과 물가 경로·가계부채 흐름 등을 감안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은행권의 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게 되면서, 채권금리는 최근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일 기준 3.933%로 월초대비 0.16%p 올랐습니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평균은 4%대를 넘어선 상황.

전문가들은 길어진 고금리와 경기불황으로 생계형 대출을 받는 차주들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 인터뷰(☎) : 강성진 /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소득 상황이 어려워서 대출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있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고이자율이 상당히 누적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좀 더 조심해서 봐야 될 부분이라고 봐야 되겠죠."


금리인하와 경기회복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뇌관이라 불리는 가계대출은 당분간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우연입니다.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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