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한가운데 특수장치 설치
노란색 강철 특수장치 ‘댐퍼보이’
건물 방향과 반대로 움직여 균형확보

대만 수도에 있는 초고층 건물 타이베이101와 그 안에 설치된 구체 댐퍼보이. /로이터 뉴스1, Taiwan News 유튜브 영상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 강진으로 100여 채가 넘는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끄떡없이 자리를 지킨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TAIPEI 101)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 랜드마크이자 내부 특수 장치 덕분에 ’대만 내진설계의 상징‘으로 불리는 그 빌딩이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4일(현지시각) 대만 강진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타이베이101을 조명했다.

타이베이101은 수도 타이베이 신이구에 위치한 지상 101층·지하 5층짜리 복합쇼핑몰이다.

높이 509m의 초고층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이번 대만 강진은 1999년 2400명의 목숨을 앗아간 ‘921 지진’ 이후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9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1000여 명이 부상당했다.


다만 강진의 피해는 타이베이 101 만은 빗겨갔다.

비결은 노란색 강철 구체 ‘댐퍼보이’에 있다.

지진과 강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로 그 무게만 660t에 이른다.


댐퍼보이는 타이베이101의 87층과 92층 사이에 있다.

두께가 각각 약 13㎝인 철판 41개를 겹겹이 쌓아 용접해 공 모양을 만들었다.


직경은 약 5.5m다.

42m 길이의 강철 케이블 92개가 이 공을 붙잡고 있는 형태다.

강철로 만든 거대한 추가 지상으로부터 305m가량 위에 매달려있다고 보면 된다.


댐퍼보이가 외부 힘에 의해 건물이 움직일 때, 그 방향과 반대로 흔들려 건물 전체의 균형을 맞춘다.

예를 들어 지진 진동에 의해 건물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동시에 댐퍼보이가 왼쪽으로 이동해 같은 힘을 가하는 식이다.


외부 동력이나 제어 없이 중력과 건물 움직임으로만 작동하는 것이다.


타이베이101은 2004년 12월 완공 당시 세계에서 제일 높은 마천루였다.

2002년 3월 공사 도중 이미 7.1 규모의 강진을 맞은 적 있는데, 인근 저층 건물들이 하나둘 쓰러졌지만 타이베이101만 무너지지 않고 멀쩡했다고 비즈니즈 인사이더는 전했다.


이와 비슷한 구형 추는 다른 나라 건물에도 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타워와 아일랜드 더블린 첨탑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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