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곳곳에서 예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주주들이 어느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벌이면서 주총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건데요.
이에 부응해서 기업들도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삼성전자는 지난주 열린 주주총회에서 안건 표결 이후에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이 총출동해 직접 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주주환원 확대 등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LG전자 역시 오늘(26일) 오전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주기를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리고, 기본배당액을 설정하는 등의 주주친화 정책을 내놨습니다.

이처럼 올 주총시즌에는 다수의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주주소통과 주주환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크게 두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늘어난 개인투자자와 그에 비례해 늘어난 주주행동입니다.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데다 그 시점과 맞물려 국내에 행동주의펀드 바람도 불기 시작하면서, 최근 주주제안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2022년 11건, 지난해 18건에 불과했던 소액주주연대 주주제안 건수는 올해 2월말까지만 최소 20건이 넘게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당 확대, 이사 및 감사선임 등 회사 경영에 소액주주들이 직접 개입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기업들도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정부가 자본시장선진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되는 해당 정책은 주주권익 향상에 집중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그에 부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합니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금전적·세제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이) 미흡한 회사가 있다면 법으로 의무화하거나 강제하는 수준의 제도적 보완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6월에 발표할 '기업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 입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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