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오늘부터 간호사도 진료행위 본격 투입

【 앵커멘트 】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오늘(8일)부터 간호사도 진료행위에 본격 투입하기로 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현재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부가 간호사도 진료행위에 본격 투입하기로 했는데, 관련된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정부가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하도록 한 시범사업의 보완 지침을 마련하고, 오늘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보완 지침은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전담·일반간호사'로 구분해 업무 범위를 설정하고, 의료기관의 교육·훈련 의무를 명시했는데요.

지침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오늘부터 한시적으로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약물 투여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의 경우 위임된 검사·약물의 처방을 할 수 있고, 진료기록이나 진단서, 전원 의뢰서 등의 초안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문간호사는 중환자 대상 기관 삽관, 뇌척수액 채취 등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의 이번 지침으로 의사의 진료 독점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정부의 이런 결정에 의사단체도 바로 대응에 나섰을 것 같은데요.
대한의사협회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았나요?

【 기자 】
네 정부가 간호사 업무 지침을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잠시 의협 입장 듣고 오겠습니다.

▶ 인터뷰 : 주수호 /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
- "제대로 자격도 갖추지 못한 PA(진료지원) 간호사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가 양성화되면, 의료인 면허 범위가 무너지면서 의료 현장은 불법과 저질 의료가 판치는 곳으로 변질될 것입니다."

이어 "의사들은 의료 행위를 해서 결과가 나쁜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져야 하는데, 간호사들도 이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간호사들을 법적으로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간호사에게도 부담이 될 거라는 겁니다.

【 앵커멘트 】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보이자, 정부도 대비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1천억 원이 넘는 예비비를 편성한 데 이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요.
관련 내용 짚어주시죠.

【 기자 】
보건복지부는 어제(7일)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결과, 월 1천882억 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비상진료 기간에 '중증환자 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진료한 기관에는 사후 보상을 추진합니다.

또 경증환자를 하급병원으로 돌려보내는 회송에 대한 보상도 30%에서 50%로 높입니다.

응급 상황에 대응하고자 전문의가 중환자를 진료할 때 줄 정책 지원금도 신설합니다.

여기에 심정지 등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일반 병동 신속대응팀에 대한 보상도 강화하고, 응급환자의 신속한 전원과 24시간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보상도 높입니다.

【 앵커멘트 】
의대 증원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현재 증원과 관련해서는 대학과 교수들의 입장이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우선 전국 40개 대학이 정부에 신청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3천401명인데요.

이는 애초 정부의 목표였던 2천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서울대학교도 현 정원 135명인 의예과의 내년도 정원을 15명 늘리게 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습니다.

또 의과학과를 신설하고 50명을 증원해달라는 요청도 제출했는데요.

서울대는 이를 통해 기초보건과 첨단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학 본부의 이런 결정에 의대 교수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북대 의대 학장단은 증원 추진에 일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원광대학교와 전북대학교 의대 교수들도 성명서를 내고 의대 증원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휴학한 서울대 의대 학생들과 학장단의 간담회도 오늘 불발됐습니다.

외부 노출을 우려한 학생들이 끝내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개강 후에도 휴학과 수업 거부가 이어지면서 의대 파행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상황을 보니 의료공백이 정말 길어질까 걱정되네요.
정부와 의사 사이의 갈등이 빨리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