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오늘(8일)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의 승진인데요.
그룹 위기 속 '변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민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오늘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정 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 지위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가 정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이 최근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룹의 주력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6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지만, 이마트 자체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1천8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나 줄었습니다.

여기에 이마트가 쿠팡에 지난해 매출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위기감은 한층 더 고조됐습니다.

이에 신세계는 "정 회장의 강한 리더십을 통해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한 정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 것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등기 임원은 등기 임원과 달리, 이사회에 속해 있지 않아 경영상 의무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쉬워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오일선 / 한국CXO연구소 소장
- "(정용진 회장이) 미등기임원인 상태로 회장에 올랐기 때문에 권한은 강화하면서도 법적인 책임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어 반쪽짜리 승진이라고 볼 수도 있으며, 오너의 책임 경영 차원에서도 아쉬운 대목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정 회장에 대한 오너리스크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동안 SNS활동을 통해 소통을 활발히 하며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했지만, 자칫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용진의 신세계'가 닻을 올린 가운데 이번 인사가 그룹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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