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위해 고(故) 리커창 전 총리 재임 때와 비슷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1일 리창 총리 주재로 상무회의를 열어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소비재 이구환신 추진 방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구환신'(以舊換新)은 헌 것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소비자가 소비재를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리 전 총리 재임기인 2009∼2011년 소비 확대 차원에서 이구환신 정책을 편 바 있습니다.

국무원 상무회의는 시장을 중심으로 하되 당의 지도 아래 고품질 내구소비재가 주민 생활에 더 많이 침투해 이 사업이 많은 기업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중점 업종과 건축, 교통운수 설비 및 노후 농기계, 교육 의료 설비 등의 세대교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안은 당 중앙이 '고품질 발전' 국면에 맞춰 내린 중대한 결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금융사 소시에테제네랄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가 10여년 전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가전제품 구매자에게 모두 400억위안(약 7조4천억원)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고려할 때 과거와 유사한 효과를 거두려면 올해 보조금 규모가 최소 600억위안(약 11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푼 뒤에도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고민인 중국은 최근 들어 각종 경기 회생 방안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내수 진작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의 심각한 구조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대담한 조치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 이정호 기자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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