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부담 탓에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는 사이, 더 이상 빌릴 곳도 없고 갚을 길도 막막한 한계 대출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450만명이 3곳 이상에서 최대한 대출을 끌어 썼고, 279만명은 소득의 대부분을 빚 갚는 데 써야 할 처지로 추정됩니다.

이런 금융 취약계층 증가는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국은행의 경고입니다.

12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로,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합니다.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만큼 한은·금융당국의 집중 감시·관리 대상입니다.

450만명은 직전 분기(2023년 2분기 448명)보다 2만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자(1천983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22.7%)도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다만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568조1천억원)과 1인당 평균 대출액(1억2천625만원)은 2분기(572조4천억원·1억2천785만원)와 비교해 3개월 사이 4조3천억원, 160만원 줄었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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