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최근 사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장례식이 향후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국민 사이에서 현 시진핑 국가주석보다 덜 권위적이었던 장 전 주석에 대한 향수가 표출되고 있어서다.

장 전 주석의 장례식이 최근 시위 대응으로 골머리를 앓는 시 주석에게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장 전 주석 사망 이후 중국은 추모 분위기에 들어갔다.

시 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는 추모대회가 열리는 날까지 베이징 톈안먼, 인민대회당, 외교부, 홍콩과 마카오 연락판공실, 재외공관 등 주요 거점에 조기를 게양한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신문을 흑백으로 발행하면서 1면 전체를 장 전 주석의 부고 기사로 채웠다.

관영 신화사 등 주요 매체들은 홈페이지를 모두 흑백으로 처리해 조의를 표했고 바이두, 타오바오 등 민간 사이트들도 메인 화면을 흑백으로 전환해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시 주석은 전날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국가주석 겸 인민혁명당 총서기를 만난 자리에서 장 전 주석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장 전 주석은 당·군대·각 민족 인민이 공인한 탁월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장 전 주석 장례위는 아직 장례 절차와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관례에 따르면 중국의 영도급 인사가 사망하면 영당(영구나 영정을 모신 방)을 꾸미고 조문을 받는다.

이어 유체 고별식과 추도 행사를 치르고, 바바오산 혁명공원 묘지에서 화장돼 안장하는 순으로 장례 절차가 진행된다.


장 전 주석의 장례와 추모 방식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분노하는 중국 국민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 시진핑 체제보다 덜 권위주의적이었던 장 전 주석에 대한 향수가 국민 사이에 퍼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역을 명분으로 중국 국민의 추모 움직임을 막을 경우 시위 확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을 연구하는 토론토대 정치학자 리넷 옹은 뉴욕타임스(NYT)에 "적어도 장쩌민의 죽음은 사람들이 모여 슬퍼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된다"며 "장쩌민의 죽음을 어떻게 애도하는지에 따라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학자 우창도 홍콩 명보와의 인터뷰에서 "장 전 주석의 사망은 현 정세에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학생과 중산층이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전국적으로 시위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이 당국의 통제 강화 명분으로 활용되면서 시위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사평론가 류루이사오는 홍콩 명보에 "장 전 주석의 사망은 중국 내 시국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베이징/손일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