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 열풍에 신축으로 수요가 몰렸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축 매물 증가, 기준금리 인상, 분양권 투자수요 감소, 가파른 집값 오름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R114가 산출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연식별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을 보면 입주 1~5년차 신축 아파트가 0.5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입주 6~10년차 준신축(0.86%)과 입주 10년 초과 구축(0.69%)은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5년차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1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1.23% 떨어졌다.

수도권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99.8을 기록하면서 100선이 무너졌다.


신축 아파트값이 떨어진 이유로 ▲비과세 실거주 기간을 채운 대단지 아파트 증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 ▲전셋값 하향 조정 및 고강도 대출 규제로 목돈 마련의 어려움 등이 꼽힌다.


실제로 아실에 따르면 올해로 입주 2년차를 맞이한 서울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은 지난달 거래 가능한 매물이 100개가량 쏟아졌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10개 수준에 불과했는데 2년 사이 열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도 지난 2020년 9월 한 달 동안 10개 남짓 수준의 매물이 나왔지만, 지난달에는 60건 이상의 매물이 출회됐다.

대부분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해 2년의 실거주 기간을 채운 1가구 1주택자들의 매물로 추정된다.

통상적으로 소유주들은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거주를 선호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기와 부동산 하락장에서는 매도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까지 올리면서 갭투자자와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도 커졌다.

기준금리는 부동산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시중은행 대출상품 이자에 연동된다.

한때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서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갭투자자들이 감소했다.

갭투자자들은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거주환경이 우수해 전셋값이 높게 책정되는 편이라 실질적인 투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값이 단기간에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도 무리해 아파트를 매입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분양권 매력도 이전 같지 않다.

고강도 규제로 담보대출 실행이 쉽지 않은 데다가 전세가격까지 떨어지면서 잔금을 치를 수 없는 소유주들이 주택을 매도하기로 마음먹은 분위기도 신축 아파트 가격에 악영향을 줬다.

입주 물량이 급증한 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저렴한 물건이 등장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시장 약세로 수분양자들이 세입자를 구하고도 대출을 받아 잔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깨끗한 거주지 선호 현상으로 신축 아파트값이 더 빨리, 더 많이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려는 집주인들이 신축 아파트부터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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