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정부가 청와대의 관광상품화, 외교공관 공사 등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한 데 대해 "대통령의 고집으로 시작된 대통령실 이전 탓에 눈덩이 같은 혈세가 허투루 사라지니 기가 찰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단 1원도 들지 않았을 국민의 혈세"라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대통령실이 약 878억원을 들여 영빈관을 신축하고자 했다가 이런 계획을 철회했으나 집무실 이전에 따라 지속해서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하는 데 문제를 제기하며 "영빈관 신축 철회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장관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내준 외교부가 외교행사를 위한 시설 등을 조성하기 위해 책정한 21억원, 청와대 공원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152억원, 문화재청이 217억원 등의 예산을 편성한 것을 지목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영빈관 신축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을 향해 '집단적 망상에 빠졌다'고 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는 "망상이 아니라 합리적 의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대선 과정에서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하며 영빈관 이전 이야기가 나오자 "응. 옮길 거야"라고 대답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토대로 영빈관 신축에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영빈관 신축 비용이 문제라면 (계획) 철회만큼은 (민주당이) 쌍수를 들고 환영했어야 한다"며 "민주당은 영부인이 영빈관 신축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집단적 망상에 빠져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 부대변인은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아니라 혈세가 낭비되는 현실에 분노하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이전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경청하라"고 촉구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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