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43% "용산 도심개발 성공할것"…땅값상승·교통난은 부담

◆ 새 정부에 바라는 부동산정책 (中) ◆
최근 수도권 일부 부동산 시장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한번 꿈틀거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새롭게 출범할 윤석열정부에 부동산 세제 정비를 가장 먼저 실시해줄 것을 제안했다.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 시장 전문가, 건설사 관계자, 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 등 총 100인의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0%(40명)가 '세금 감면 등 부동산 세제 정비'를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부동산 정책으로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한 부동산 업체 리서치 관계자는 "6월 1일이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세제에 대한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등이 전월세 시장과 매물 출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새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세제 정비를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꼽은 다수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 5년간 과도한 세금 부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왜곡이 심한 만큼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뒤를 이어 대출 규제 완화(20%),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18%), 재건축·재개발 이외의 신규 주택 공급 확대(12%) 등을 새 정부 취임 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정책이라고 답했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답한 한 시중은행 팀장은 "서울·수도권에서 최근 수년간 신축 아파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만큼 도심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규제 완화의 경우 현재 대출 관련 규제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금리 인상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까지 총괄적으로 새 정부가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보여 최대한 연착륙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음달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용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개발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응답자 43%(43명)가 용산 중심의 서울 도심 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실패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21%였다.

성공할 수 있다고 대답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와대는 서울 사대문 안 개발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는데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청와대 일대 개발을 순식간에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함에 따라 용산 주변 일대 재정비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해당 지역의 과도한 지가 상승과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하기도 했다.

용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 도심 개발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장기적인 용산 개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44%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과감한 규제 완화(24%), 투기세력 선제적 차단(23%) 등이 비슷한 비율로 용산 개발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도시개발사업을 하는 한 건설사 팀장은 "경호 문제 등으로 인한 규제와 제한사항 등으로 집무실 인근 개발이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기존 시설 처리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업계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세금, 대출, 재정비사업 규제 완화 내용을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꾸준히 추진해 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은 규제 완화도 중요하지만 정책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 문제를 놓고 '중장기 과제'라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하루 만에 부인하며 "당선인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으로, 조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던 점과 같이 정책 일관성이 없으면 시장 불신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도심에 공급을 확대해 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한 건설사 임원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결국 서울 주요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며 "대량 공급이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고 젊은 세대의 '영끌'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에 더 이상 새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한 현실에서 재건축·재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공 주도의 정책과 공급보다는 민간 중심, 시장 위주의 정책을 펴 달라는 당부가 많았다.

한 대형 건설사 팀장은 "시장경제를 인정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는 급격한 정책은 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후보 시절 내세웠던 물량 채우기에 집착하면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며 "주택 공급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주 수요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인 A씨는 "너무 과감한 규제 완화는 집값 불안을 다시 야기할 우려가 있다"며 "시장 흐름에 맞춰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B씨는 "규제 완화 시 초기에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감안할 수밖에 없고, 장기적 안목으로 서서히 규제 완화를 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 정석환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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