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한진그룹 조현민 승승장구…'오너가 찬스'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까지 달아

(주) 한진 조현민 사장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조원태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한진그룹은 오늘(12일) 지주회사 및 그룹 계열사에 대한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한진그룹은 조현민 ㈜한진 부사장과 노삼석 ㈜한진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진은 기존 노삼석 사장과 류경표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노삼석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됩니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인 조현민 사장은 과거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습니다.

당시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직을 맡았던 조 사장은 2018년 3월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자리에서 대행사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며 물이 든 컵을 던져 갑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조 사장은 "어리석고 경솔하게 행동한 것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경영에서 배제된지 14개월 만인 2019년 6월 조 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이사 겸 정석기업의 부사장으로 다시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이어 한진칼 전무로 복귀한지 1년여 만인 2020년 12월 또다시 (주)한진의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당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M&A)을 추진중이었는데, 산업은행은 8천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조건 중 하나로 '총수 일가의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권 미참여'를 내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은과의 협의에도 불구하고 조 사장이 단시간에 경영 핵심 자리에 오르면서 노조 및 사회단체 등의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한진그룹은 조 사장이 잇단 승진으로 '셀프 면죄부'를 받았다는 비판에 대해 "(조 사장이) 그간 굵직한 공유가치창출(CSV)와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적인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사장은 당시 부사장 승진과 동시에 맡고 있던 (주)한진의 마케팅 총괄 전무와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 직책을 내려놨는데, 사임의 이유를 "산은과의 경영 미참여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눈 가리고 아웅 식 처사'라는 비판에도 직면했습니다.

이번 2022년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사장으로 1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한 조 사장은 또 다시 거센 비판에 맞닥뜨렸습니다.

결국 조 사장은 갑질 논란으로 모든 자리에서 내려온 지 채 4년도 안돼 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의 중심에 서게 됐습니다.

오너가 찬스로 '셀프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 승진 인사와 관련해 송민섭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오너 일가로서의 반성과 책임감을 전혀 찾아보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송 지부장은 "조 사장은 물컵 갑질 사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내 복귀해 그룹 내 주요 경영직을 맡아왔다" "그간 진정한 반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일원이자 사회의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직원연대가 이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진그룹은 "조현민 사장은 ㈜한진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특히 물류사업에 IOT, AI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했고, 업계 최초로 물류와 문화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Logistics + Entertainment)를 구축하기도 했다"며 이번 승진 인사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진그룹은 그 동안 그룹 전반의 핵심 물류사업에 대한 경쟁력 및 재무건전성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폭 넓은 성과를 인정받은 류경표 ㈜한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지주회사인 한진칼 사장으로 전보했습니다.

이승범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국공항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습니다.

또 박병률 대한항공 상무를 진에어 전무로, 권오준 대한항공 상무를 정석기업 전무로 각각 승진 임명했습니다.

한진그룹은 이번 승진 임명에 따라 류경표 한진칼 사장, 이승범 한국공항 사장, 박병률 진에어 전무, 권오준 정석기업 전무를 각각 각사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습니다.

안교욱 한진관광 상무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습니다.

한진그룹은 추후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 등 각사의 정해진 절차를 거쳐 이들을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입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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