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기준금리가 다시 한번 인하됐죠.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도 대폭 낮추며, 저성장 시대의 진입을 분명하게 확인했는데요.
불안한 소비와 늘어나는 부채 속에,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오늘 발표된 금리와 경제 전망을 보도국 취재기자와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현연수 기자, 안녕하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시장과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대로 오늘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했는데요.
이번 결정, 어떻게 나왔는지 먼저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2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작년 10월 이후 네 번째 인하로, 올해만 벌써 두 번째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동결과 인하가 반복되는 모습인데요.
지난 1월과 4월에는 금리를 동결, 2월과 5월에는 인하로 결정됐습니다.
금통위는 앞서 작년 10월부터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습니다.
이후 올해 1월 쉬었다가 2월 다시 0.25%포인트 인하로 통화 완화를 재개했지만, 지난달 다시 동결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1,500원을 넘보는 원·달러 환율 불안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국내경제가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지연과 수출 둔화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이번에는 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결국 국내 경기가 침체하면서 이번 결정을 하게 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금리 인하의 목적이 경기 부양이라면, 결국 그만큼 소비가 얼어붙었다는 건데, 최근 민간 소비 흐름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민간 소비 흐름은 연휴 특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축된 모습입니다.
통계청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5월 3일부터 9일까지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보다 12.7%, 전주보다 18.4% 줄었는데요.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보다 0.1% 줄며, 성장 기여도는 사실상 제로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도 내수 회복 지연과 수출 둔화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1.9%, 내년에는 1.8%로 전망됐습니다.
낮은 수요 압력이 반영된 결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한국은행은 오늘 수정 경제 전망치도 내놨습니다.
이미 성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한국은행도 성장 기대치를 낮춰 잡았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시죠.
【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낮췄습니다.
이는 2월 전망보다 0.7%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사실상 반토막 난 수준입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023년 11월 2.3%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졌는데요.
이번 한은의 전망치 0.8%는 OECD와 아시아개발은행, IMF의 예측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도 기존 1.8%에서 1.6%로 내려 잡았습니다.
올해 성장률은 이미 1분기에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죠.
우리 경제의 1분기 실질 성장률은 -0.2%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2분기 이후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채, 세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을 맞았습니다.
【 앵커멘트 】
문제는 경기부양 효과를 노리고 금리를 낮췄을 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는데요.
현재 우리 경제의 가계대출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올해 1분기에도 가계대출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8조7천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2조8천억 원 늘었는데요.
이는 2002년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합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끌' 수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5월 가계대출도 보름 만에 3조 원 가까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한국은행도 "유동성 공급이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가계부채 급증 가능성을 우려했는데요.
이창용 총재 발언 듣고 오겠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2~3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습니다.
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선수요 확대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흐름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정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새 정부와 서로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가계부채도 앞으로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네요.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올해 정책은 어떤 흐름이 예상되나요?
【 기자 】
올해에는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용 총재도 인하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방향에 대해 말씀드리면,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금통위 내부적으로 염두에 둔 최종 금리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이 총재는 "향후 금리 방향의 명확한 지침을 공개하면 오해 소지가 있다"며 올해 몇 번 더 낮출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통위 내 '조건부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는 4대2로 나뉘었습니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지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나머지 2명은 경제 여건 방향성이 조금 더 정해진 이후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앵커멘트 】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곧 만나게 될 새 정부와도 협력이 원활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자 】
네, 감사합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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