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 AZ백신 개시…단톡방에 접종률 실시간 공개
"접종 안한다니까 면담" "지휘부 독려전화 계급 갑질"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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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청사.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
[수원=매일경제TV] 경찰과 소방 등 사회 필수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제(26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경기남부경찰 내부에서 '실적 경쟁'을 부추겨 접종을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일부 직원들은 '등 떠밀기 식 접종'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경찰·소방의 예방 접종은 애초 6월이었다가 어제부터 2주간 접종하는 것으로 일정이 당겨졌습니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AZ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을 제기하면서 접종 여부를 두고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입니다.
특히 표면적으로는 '자율적 접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압묵적 강요'가 만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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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현황'. |
복수의 경찰 관계자는 "경찰 접종 예약률이 너무 낮다"며 "청내 과별, 경찰서별로 실시간 접종 예약률 상황보고서를 단톡방에 올리며 접종을 강요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부서별로 접종률 경쟁을 시키며 팀장, 계장급 중간 관리자를 압박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청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현황'이라고 쓰인 문서에 따르면 경기남부청 '대상자 1만5881명 중 집계 시각 기준 예약자 명수, 예약률이 나와 있습니다. 도 경찰청 각 부서별, 청내 경찰서별 예약률을 순위대로 집계했습니다.
A경관은 "우리 과는 안맞는다고 하니 과장 '면담'까지 했다"며 "백신 안 맞을거면 한 달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하라고 하는데 이게 강제가 아니면 뭐냐. 독려인지 강요인지 지능적으로 압박한다"고 푸념했습니다.
B경관은 "지역 경찰청 접종률과 경찰서별 접종률이 단톡방에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지금 접종률은 이런 강요로 만들어진 접종률인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C경관은 "접종 다음 날 당직이면 공가나 연가, 특별휴가를 써서 접종 후 쉬라고 하는데 인력난이라고 하면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인력 공백은 어떻게 메꿀지 의문"이라며 "(상부에서) 하도 강요하니 일단 접종하겠다고 하고 접종 당일 접종하러 안 가는 일명 노쇼하겠다는 얘기까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지경"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중간 관리자라고 밝힌 D경위는 "지휘부에서 백신 독려 전화가 계속 온다. 계급사회 갑질이다. 본청장 주제 각 지방청장 화상 회의 내용이라며 직원들한테 전파한 후 조치사항 보고하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중간 간부인 E경감은 "간부들도 백신 맞았으니 이하 팀장과 팀원들도 접종하라는 식의 암묵적인 강요를 한다"면서 "백신 맞고 문제 생기면 지휘부에서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아래 직원들한테 어떻게 독촉을 하라는 거냐"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팀원들은 팀장에게 보고 시 접종 예약 날짜와 병원, 접종 실시 여부 등을 알리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접종을 거부했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감찰 조사 등을 언급하는 대화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백신은 원칙적으로 경찰관 개개인의 의사에 따라 접종이 이뤄진다. 다만 경찰은 현장에서 많은
국민을 상대하며 치안을 담당하므로 경찰관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치안공백이 있을 수 있고,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다"면서 "경찰관의 건강 뿐 아니라, 경찰관으로부터 국민들에 대한 감염 차단, 치안공백 방지를 위해 경찰관의 백신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늘(27일) 오전 11시 기준 경기남부청 접종 예약률은 남부경찰청 본청 77.4%, 산하 경찰서 58.8% 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접종 대상은 2273명, 남부청 내 경찰서 접종 대상은 1만3581명입니다.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우려로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배수아 기자 / mksualuv@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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