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무늬만 초고속 인터넷' 사과는 '악어의 눈물'…노조 "구현모, 하청업체 기사에게 '도급비 깎겠다'며 책임 전가" 비난

[사진: 구현모 KT 대표]
【 앵커 】
비싼 요금을 내고 초고속 인터넷을 쓰고 있는지 알았는데,
불과 100분의 1 수준의 속도로 제한이 걸려 있다면 어떨까요?
한 IT 유튜버의 고발로 확산된 KT 초고속 인터넷 속도 논란에 구현모 대표까지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KT의 물밑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홍보 대행사가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 아니라,
본사는 하청업체 기사들에게 도급비를 깎겠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이예린 기자입니다.

【 기자 】
2년 넘게 KT를 이용해온 유튜버 잇섭이 인터넷 속도가 신청 수준의 불과 100분의 1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인터뷰 : 잇섭 / IT 유튜버
- "10Gbps가 아니라 100Mbps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겁니다.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생길 경우 합당한 보상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해당 유튜버는 집을 옮기기 전에도 다운로드 속도가 절반으로 제한된 채 인터넷이 제공됐고,

이사한 후에는 더 악화된 속도로 인터넷을 쓰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기사들과 내부 관계자들은 "문제가 잦았다"며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이 올라온 나흘 만에 조회 수는 200만을 넘겼고, KT는 재발을 막겠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인터넷시설을 신촌에서 아현으로 옮기면서 속도 설정이 잘못됐다고 설명한 KT는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10기가 인터넷 이용자를 전수 조사한 결과 24명의 속도 오류가 더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구현모 대표도 이날 "인터넷 품질 저하로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고객 응대 과정도 잘못됐다"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지만 KT가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물밑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잇섭은 통신사 홍보대행사로부터 "KT가 영상 때문에 난리가 났다"며 해당 유튜브 영상 삭제를 요구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본사는 하청업체 직원들에게 도급비를 깎겠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T 새노조에 따르면 KT 서비스는 하청업체 기사들의 속도 미측정건, 속도 미달건, 속도 측정장소와 설치장소 불일치건에 대해 1~2월 소급 차감 예정이라고 공지했습니다.

유튜버 잇섭은 "해당 문제를 지속적으로 본사에 알렸음에도 소비자가 매번 속도를 재고 전화해야만 풀리는 구조"라며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속도 제한은 원격으로 약 1분 만에 해결되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방치된 겁니다.

잇섭은 "소비자가 인지하기 전에 속도를 정상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감액 요청도 고객이 먼저 하지 않으면 본사에서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라고 전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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