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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플립러닝
기사입력 2020-11-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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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혁신을 이끈 리더는 누구일까. 정답은 최고경영자(CEO)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아닌 코로나19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솔직히 말해보자. 출근길에 마스크부터 챙기기 전까지 '뉴노멀'이라는 말을 체감할 수나 있었는가를.
올해는 필자가 원장을 맡고 있는 무역교육기관인 무역아카데미도 전에 없던 일을 겪으면서 뉴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한 해였다.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에 따른 직업훈련기관 집합금지 명령은 수강생 출석을 막았고, 코엑스 전시장은 수험생 간 거리를 넉넉히 둔 시험장으로 변모했다.

강의 일정을 조율하고 온·오프라인 혼합 수업을 고민하다 보니 마치 조업을 앞둔 어부 같은 심정으로 일기예보 대신 감염병 현황판에 집중했다.

'함께 모인다'는 대전제하의 교육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비대면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대면 집체교육으로 진행되던 강의들이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교육의 질 하락, 특히 6개월 이상 진행되는 장기 연수생의 이탈이 걱정이었는데 결과는 뜻밖이었다.

중도 이탈률은 급증하지 않았고, 부산 출신인 한 연수생은 "서울로 이사 오지 않아 좋다"는 말도 전했다.

줄어든 대면수업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집에서 수행한 과제물에 대해 동료 연수생과 교수들의 피드백이 종전보다 훨씬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예전 같으면 쉬는 시간에 이뤄졌던 질의응답 과정이 수업시간에 충실하게 채워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났다.


교육방법론 중에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는 게 있다.

우리말로 '거꾸로 교육' '역진행 수업'으로 번역되는 이 교육은 전통적인 방식과 반대로 진행된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기초지식을 미리 공부하고 교육현장에서는 그간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질의와 토론 중심으로 대면수업을 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교육비 절감, 맞춤형 학습과 사고력 심화를 플립러닝의 장점으로 꼽는다.

미국 미네르바스쿨은 이 방식으로 차세대 인재 양성에서 앞서면서 '하버드대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이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어쩔 수 없이 바꾸게 된 상황이지만 무역아카데미도 새로운 형태로 된 교육법을 검토하고 있다.

무역실무, 마케팅 같은 기초과목은 온라인으로 가르치고 대면수업은 특강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자격시험을 인터넷으로 치르기 위한 베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글자를 깨치기 전부터 스마트폰을 갖고 놀고 인터넷 강의가 기본이 된 요즘 아이들에게는 기존에 가르치던 내용과 방식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아니, 비대면이 상수가 된 지금 같은 시대에 교육의 뉴노멀과 혁신은 '필요'를 넘어 '필연'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의 최대 혁신은 교육 분야에서 탄생할 수 있다.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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