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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감시" 노사모와 다르게 문파는 "이니 하고싶은거 다해"
기사입력 2020-11-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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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팬덤 전성시대, 빛과 그림자 / ① 쓴소리 금지 외치는 정치팬덤 ◆
노사모 회원들이 2009년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인 봉하마을 앞길에서 검찰에 소환되는 노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매경DB]

팬(fan)과 영지를 뜻하는 덤(dom)의 결합어인 팬덤. 무엇인가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무리란 뜻이다.

'오빠부대'에서 나온 '빠'란 표현도 의미가 겹친다.

이 팬덤이 전성시대다.

원조 격인 연예 분야를 넘어 언제부터인가 특정 제품의 팬덤이 등장했고,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팬덤도 많다.

그리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이런 영향력 뒤에는 짙은 그림자도 길게 뻗어 있다.

팬덤의 빛과 그림자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저를) 감시도 하고 (저를) 흔드는 사람들도 감시를 해주세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영상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 27일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직후 경기도 덕평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러분은 제가 대통령 되고 나면 뭐하지요"라는 질문에 팬클럽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감시"라고 외치자 한 말이다.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지금, 문재인 대통령 팬덤인 '문파(문팬 또는 문빠로도 불림)'는 '감시'가 아닌 '우리 이니(문 대통령)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그리고 문 대통령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한다.

"흔드는 사람들도 감시해 달라"는 노 전 대통령 요청을 넘어선 맹목적 지지다.


정치인 팬덤은 인터넷 발달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980년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도 각각 민주산악회,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 등 지지 조직이 있었지만 팬덤과는 거리가 있었다.

1990년대 PC통신 채팅방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치인 팬클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낙선한 뒤 창설된 '창사랑(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정치인 팬클럽의 시초로 통한다.

'문파'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노사모는 2000년에 생겼다.

노 전 대통령이 '계란으로 바위 깨기'라는 소리에도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부산 지역구에 도전하고 낙선하는 모습에 매료된 지지자들이었다.

노사모는 2002년 국민 참여 방식으로 치른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약세로 평가받는 노 전 대통령이 후보로 선출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 팬카페는 2004년 결성된 '문사모(문재인 변호사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시초 격이다.

2012년 대선을 거치며 문풍지대·노란우체통·젠틀재인 등으로 발전했고 2017년 대선에서 연합 팬카페인 '문팬'이 생겼다.

문파 중에서도 열혈 지지자로 분류되는 '달빛기사단'과 '문꿀오소리'도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생겼다.

친노이자 친문으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참한 말로를 보고 지지자들이 '똘똘 뭉쳐야 한다'는 각성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지할 건 하고 비판할 것도 하는, 비판적 지지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노사모도 2003년 노 전 대통령이 결정한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문파는 민주당을 좌지우지하는 '당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실시한 당헌 개정 전 당원 투표에서 86%라는 압도적인 찬성이 나온 것과 지난 3월 서울 강서갑 당내 총선 후보 경선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신인 강선우 의원에게 패한 것을 문파의 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파는 일상적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한다.

트위터에는 폴로어 1만~2만명을 보유한 문파 계정이 다수고 클리앙, 딴지게시판 등 커뮤니티 사이트와 문팬, 젠틀재인 등 포털 카페에서도 활동이 활발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1300명 규모 모임 '문파 라이브 에이드'를 개최하는가 하면, 같은 해 '조국 사태' 가운데 수십만 명 규모 검찰개혁 집회를 여는 등 오프라인 활동 역량도 갖췄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는 "친박·친문 지지자들은 이견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점이 놀랍도록 비슷하다"며 "강한 승자 독식 마인드가 각각 유승민·금태섭 전 의원 사태로 표출됐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2010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 사업은 지지자들끼리 자부담으로 하라"고 주장했다가 박사모의 공격을 받았고, 지난해 '조국 정국' 땐 소신 발언을 한 뒤 현 정부 지지자들의 항의에 시달렸다.

한편 이들 문파가 과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D의원은 "극렬 당원은 극히 일부다.

극단적인 열성 지지자는 3000명 정도로 추정한다"며 "소신 발언을 한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도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전 당원 투표율이 30% 이하인데 투표하지 않는 70%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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