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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정치`에 위협받는 한국 민주주의
기사입력 2020-11-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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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 팬덤 전성시대, 빛과 그림자 / ① 쓴소리 금지 외치는 정치팬덤 ◆
"식당 운영하는 게 본인과 타인을 위해 최선인 듯." "그냥 탈당해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소신' 글을 올린 뒤 하루 만에 1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상당수가 비난 글이다.

그가 과거 식당을 운영한 것을 거론하며 비꼬거나 검찰 출신임을 강조하며 "검새"라고 적대시하는 글이 많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에 대해 "검찰개혁에 부합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자 폭탄도 쏟아졌다.

조 의원은 "세어 보진 않았지만 수백 통은 될 것"이라며 "하도 겪어서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당일 의원실에 하루 종일 전화벨이 울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보통 친여 성향 온라인 게시판에 쓴소리를 한 사람의 '좌표'(전화번호 공개와 공격 주장)가 찍히면 문자 폭탄이 시작된다"면서 "4~5명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좌표를 찍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양념질'이다.


문 대통령 강성 지지자는 '문파'(문팬·문빠)로 불린다.

친문 팬덤이다.


문파는 민주당의 '당심'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이 170만명이다.

민주당이 2017년 6월 '100만 권리당원 운동'을 펼치기 직전에는 25만명가량이었던 것으로 정치권에 알려졌다.

따라서 문 대통령 집권 이후 입당이 급증했고 상당수가 문파 성향으로 추정된다.

당 여론을 장악한 문파가 경선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민주당 B의원은 "글을 올리거나 발언을 할 때 솔직히 (문파를) 의식하게 된다"면서 "나도 모르게 자기를 검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 역시 지난 8월 페이스북에 "수시로 자기 검열을 했음을 고백한다"면서 그 이유는 더 이상 미운털 박히지 말자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친문으로 통하는 민주당 C의원은 "이대로라면 콜로세움 민주주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열광적인 팬덤에 정치가 휘둘리고 다른 목소리가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문팬을 자처하는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적폐 세력은 여전히 문재인정부를 포위·압박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을 엄호하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 자체를 엄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선의 분열과 교란을 용납하는 혁명조직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충남 아산의 전통시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 같다"고 말했던 한 상인은 한동안 항의 방문과 전화에 시달렸다.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상인 요청에 따라 지난 3~6월 신변보호 조치를 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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