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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강화한 삼성…글로벌 투자자에 사회적 책임경영 메시지
기사입력 2020-10-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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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회장 타계 / 삼성물산, 석탄사업 접는다 ◆
삼성물산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장례식 셋째날인 27일 석탄 관련 투자와 시공, 트레이딩 분야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사업은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탈석탄 방침을 전격 선언했다.

[한주형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며 상을 치르고 있음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전격적으로 '탈석탄 선언'에 나섰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외 기관투자가 등 다양한 투자자에게 확고한 주주친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포석이다.


여타 삼성 계열사는 물론 국내 재계와 글로벌 투자자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삼성물산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오른 순이익을 발표했다.


27일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7조8503억원, 영업이익 2155억원, 당기순이익 3234억원을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나 늘어난 호실적이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국내 경기 역시 하강 국면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실적이다.

이 같은 실적 발표와 더불어 삼성물산은 향후 석탄 관련 투자나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탈석탄 선언'도 발표했다.

삼성물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과 관련해 유엔에서 채택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등에 바탕을 둔 노동·인권, 환경·안전, 상생, 컴플라이언스, 정보 보호, 사회 공헌 중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기후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물론, 사회적 책임 강화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탈석탄 선언을 한 배경을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시공 중인 강릉안인화력발전소와 이번에 참여하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가 '삼성이 건설하는 마지막 화력발전소'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아울러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 국제 기준 대비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해 시공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석탄 트레이딩 부문에서 철수한다.

기존 계약 트레이딩 물량에 대해서는 고객사에 대한 신뢰를 감안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기존 계약 종료에 따라 질서 정연한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탈석탄에 따른 기업 실적 감소를 향후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로 메울 계획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부사장은 지난 7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력구매계약이 경제성이나 재생에너지 순증 효과가 있어 향후 중점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삼성물산이 탈석탄 선언에 나선 이유는 글로벌 투자 지형에서 ESG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새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이 잇달아 석탄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KB금융 역시 전 계열사가 참여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석탄 관련 사업에 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캐나다연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글로벌 대형 기관투자가는 내부적으로 마련한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진작부터 선언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체감이 어렵겠지만 서구 지역 글로벌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ESG 미충족을 이유로 자금을 회수할 경우 개별 기업이 감당해야 할 충격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발전이나 석탄광산 개발은 장기간 막대한 금융 지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글로벌 주요 금융사가 석탄 관련 금융 지원을 중단하면 해당 사업은 대출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

막대한 필요 자금을 오롯이 자본금으로 충당해야 하고, 이는 사업에 필요한 요구 자본 수익률을 높여 사업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석탄 관련 사업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가 개최한 코리아 리더스 서밋은 이 같은 글로벌 투자자 시선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원신보 스튜어드십팀 본부장은 "기업의 평판 관리가 중요해지고 밀레니얼세대의 부상은 책임투자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며 "향후 20년간 밀레니얼세대가 상속할 자산 규모만 35경원으로 역대 최고"라고 말한 바 있다.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밀레니얼세대 자금 흐름이 향후 투자 시장을 지배할 수밖에 없고, 이들 자금을 붙잡아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ESG에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역시 지난달 세계지식포럼에 전달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수위 상승으로 이머징 국가 충격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들을 수렁에서 구하는 게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의 책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형 글로벌 투자자들이 ESG 투자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달 예정된 미국 대선 역시 석탄 발전 미래에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

한 글로벌 금융사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에 중점을 둔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석탄 관련 비즈니스는 커다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석탄보다는 석유에 집중하고 있어 다소간 차이는 있겠지만 석탄 관련 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삼성물산의 탈석탄 선언 골자가 주주친화 정책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이 향후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책을 추가로 내놓을지에 대해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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