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택배기사 사망사고에 CJ대한통운 택배업계 '톱'자리 풍전등화‥결국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책임 통감"

【 앵커멘트 】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사고로 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오늘(22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문과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박 대표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날에도 CJ대한통운의 30대 운송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더해주고 있는데요.
벌써 올해 과로사 한 것으로 추정되는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는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택배업계 종사자 중 과로사 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한 인원은 총 13명.

이 중 6명이 CJ대한통운 소속입니다.

지난 8월 정부와 택배업계가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겠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은 지 두 달 만에 3명이 추가로 숨졌습니다.

여기에 어제(21일) 새벽 CJ대한통운 택배기사 1명이 더 숨진 것으로 드러나 업계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시민단체들은 "CJ대한통운 등 재벌 택배사들이 이들을 살해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곽호남 / 진보대학생넷 대표
-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는 구조적 타살입니다. 택배노동자들은 주평균 71시간 이상을 감내하며 일하고 있는데 재벌 택배사들이 택배 노동자들에 강요하는 분류작업에 (원인이) 있습니다"

이들은 택배사들이 분류작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투입을 하지 않는 등 '꼼수'로 일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일 배송 업무 중 호흡곤란으로 숨진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현장에도 분류작업 추가 인원 투입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오늘(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습니다.

▶ 인터뷰 : 박근희 / CJ대한통운 대표
-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분류작업 지원 인력에 4천명 투입, 배송기사의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와 추석 연휴 기간으로 겹친 '물류 대란'이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3분기 택배 물동량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7% 증가했습니다.

일평균 물동량도 1천만개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하루 평균 물동량(400만~600만개)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이같은 물동량은 고스란히 택배기사들의 살인적인 노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지난 20일 환노위 국감에선 CJ대한통운을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한 것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됐습니다.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급하게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CJ대한통운.

물류 대란과 과로사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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