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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개 복제펀드 찍어내 편법 자금모집…`펀드 쪼개기` 막는다
기사입력 2020-10-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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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옵티머스 펀드 의혹 ◆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에 연루된 금융사와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금융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옵티머스크리에이터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펀드는 2019년 6월 19일에 315억원으로 설정됐다.

이후 일주일 뒤인 같은 달 26일 똑같은 이름의 2호와 3호 펀드가 각각 156억원, 152억원으로 설정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같은 해 12월 26일까지 6개월간 무려 28호까지 이 펀드를 시리즈로 만들었다.

설정금액은 대부분 150억원 안팎으로 모두 공공기관채권에 투자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사채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펀드 설정 과정을 보면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무늬만 사모펀드'인 시리즈 펀드로 내보냈을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펀드가 공모펀드였다면 금융당국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고 설정도 안 됐을 텐데 이를 빨리 잡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21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별 설정금액 자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이 같은 방법으로 펀드의 호차만 달리 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공모펀드인 '무늬만 사모펀드' 약 50개를 설정했다.

옵티머스뿐 아니라 라임도 펀드 설정 과정에서 숫자를 활용해 이름만 달리 하면서 한두 달 새 유사한 상품으로 펀드를 만드는 등 공모규제 회피를 위한 사모펀드를 대량으로 찍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업계 관계자는 "라임과 옵티머스가 펀드 성격이 사실상 동일한데도 잘게 쪼개 50인이 넘는 투자자를 모집한 것은 공모펀드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법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자본시장법령에 따르면 사모펀드 쪼개기를 규정하는 기준은 네 가지다.

증권 발행 또는 매도가 동일한 자금 조달 계획에 따른 것인지, 매도 시기가 6개월 이내로 근접한지, 증권이 같은 종류인지, 수취대가가 같은지 등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2017년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해 베트남빌딩 투자에서 쪼개기를 시도한 사건 이후 규정을 강화했는데 신설됐던 네 가지 규정도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파생결합펀드(DLF) 시리즈 펀드 논란과 사모펀드 사태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요구됐다"고 전했다.

그간 사모운용사들은 라임이나 옵티머스처럼 해당 기준을 살짝 벗어나는 방식으로 징계를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펀드별로 자금 규모를 조금 달리 한다거나 투자 일정 변경, 수익률 변경 등을 통해 다른 펀드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편법·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포괄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징계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금융당국은 조 단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따라 크게 3단계 대응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점검, 자산 실체성 점검, 공모펀드 규제 회피 방지 등이다.


지난 연말·연초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52개에 대한 유동성을 점검해 펀드런 우려를 막고, 옵티머스와 같은 사기 자산 편입을 방지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통해 자산 실체를 규명하는 식이다.


이에 더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불투명하게 운용되는 사모펀드의 자금 조달이나 운용을 보다 명확하게 정리하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신뢰 위기가 발생한 만큼 전열 재정비를 위한 규제가 더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사모펀드 투자자를 49인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같은 상품을 쪼개 파는 꼼수를 사용하면 이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펀드나 다름없다"며 "진작에 보완했어야 할 사각지대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펀드 쪼개기에 대한 규제가 보다 엄격해지면 모험자본 육성을 기치로 하는 사모펀드 업계의 운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 사건에 이어 NH농협은행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건까지 쪼개기가 계속됐는데 당국의 대처가 늦었던 측면도 있다"며 "전형적인 사후약방문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진영태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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