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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못한 금감원, 시스템 문제" 공감대…방만경영도 도마위에
기사입력 2020-10-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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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옵티머스 사태 후폭풍 ◆
1조6000억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첫 제재심이 열린 가운데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정부가 금융감독원에 대해 공공기관 지정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최근 드러난 금감원의 난맥상들이 개인 문제라기보다는 조직의 지위와 시스템에 기반한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금감원은 1999년 반민반관(半民半官) 성격의 특수목적법인으로 출범한 뒤 채용비리, 방만경영 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될 때마다 개선을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공허한 약속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 최대 금융사기 사건인 라임·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금감원의 부실 감독은 반드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많은 금융공기업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의 경영 감독을 받고 있고, 성공적으로 안착돼 있다"면서 "금감원만 감독의 독립성을 내세워 정부의 경영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방만한 경영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정부의 금감원에 대한 경영 감독에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부실 감독, 로비 의혹, 직원들의 근태와 윤리의식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최근 불거진 문제들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2007년 4월 금감원은 공적인 성격을 감안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으나 2009년 1월 관리·감독의 독립성을 이유로 해제됐다.

2017년에는 금감원 채용비리가 감사원 감사로 적발되면서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지정을 적극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 해 1월 공공기관 지정을 최종 결정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강하게 반대하는 한편 경영공시와 경영평가에 대한 추진 실적을 공운위에 보고하는 조건으로 지정을 피했다.


일부 전문가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은 합리성에 기반하기보다는 조직 이기주의와 정치적 맥락에 따라 결정돼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공운위 위원을 역임한 이상철 부산대 교수는 "금감원과 금융위는 금융기관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공공기관 지정 관련 이해관계가 매우 첨예하다"면서 "금융계 내 재무부 출신을 일컫는 모피아(재무부+마피아)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하고 있어 세력 간 문제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금융위 출신임을 감안하면 기재부도 적극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보다는 제재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는 주장도 나왔다.

공공기관이 되면 관치금융 논란이 심화될 수 있고 경영평가 등으로 오히려 감독기구로서 역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사모펀드'이기는 하지만 공모에 가깝게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됐다는 점에서 금감원도 사고를 미리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은 급여 등에 있어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감독 역량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감독 실패에 대해 금감원 자체도 제재를 받는 등의 체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비난의 화살이 과도하게 쏠리는 것에는 불편한 내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를 왜 방지하지 못했는지 금감원 스스로 반성이 필요하다"면서도 "화재가 날 때마다 왜 이를 예방하지 못했는지 매번 소방서를 탓할 수 없듯이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잘못만을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육성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준 것에 따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파악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정은 방만한 경영이 문제가 되면 제기되는 논의"라며 "금융시장 감독이 부족했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감독원의 권한 강화와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원섭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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