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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양책 안갯속인데…`중소기업 지수` 러셀2000 승승장구 왜?
기사입력 2020-10-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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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재확산으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는 그간 고전하던 '중소기업 위주' 러셀 2000 지수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그으면서 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러셀2000 지수 상승률은 '대형주 위주' 스탠더드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의 세 배에 달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을 재개했음에도 11월 대선 전까지는 최종 합의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얼어붙은 실물 경기를 대표하는 러셀2000지수가 급등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지원책 현황> 위에서부터 연방 정부 차원 지원·연방 의회 차원의 지원법(CARE) 등 재정 지원·연준 유동성 대책. 지난 4월 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3조 달러 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풀겠다고 밝혔다.

다만 CARE 이후 별다른 지원책이 없자 연준이 발표 후 실제로 푼 유동성을 더 늘릴 것이라는 시장의 희망섞인 기대가 나온다.

연준 대차대조표 상 총 자산은 7.1조 달러 정도다.

[자료 출처 = 미국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

8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러셀 2000 지수는 지난 달 30일 대비 8.02%올라 S&P 500 지수(2.49%) 상승률의 2배를 뛰어 넘었다.

루드홀드의 더그 램지 수석 투자가는 이날 WSJ인터뷰에서 "최근 중소기업 주식이 '아웃퍼폼' 상태가 된 것으로 보여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언급했다.

아웃퍼폼은 특정 주식 혹은 주가 지수의 향후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높아진 것을 말하는 증시 용어다.

오펜하이머의 아리 월드 연구원도 CNBC인터뷰에서 "특히 최근 2주간 러셀 2000 지수가 빠르게 오른 결과 지난 3분기(7~9월) 부진에서 벗어나는 추세에 들어선 것 같다"면서 "이달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연말 랠리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셀 2000 지수 선방은 최근 2주간 일자리 시장 분위기와 맞물린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를 보면 지난 주(9월 27일∼10월 3일)에 신청 건수는 84만 건을 기록했다.

해당 건수는 최근 한 달 넘게 80만∼90만건 사이를 오가는 바람에 일자리 회복 속도가 더딘 현실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2주 연속 감소세다.


뉴욕증시는 보통 가을인 9월에 침체 분위기에 접어든다.

이후 10월 초에는 낙폭을 좁히는 대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중반부터 상승 분위기로 돌아서는 흐름을 탄다.


다만 현재 시장은 미국 내 3대 악재(코로나19사태로 인한 매출 급감 · 추가 부양책 합의 지연 · 대선 불확실성)를 마주한 상태다.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러셀 2000 지수가 급등한 데 대해 월가에서도 뚜렷한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상승 배경으로는 크게 3가지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완화 가속화 기대감 △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가능성 △ 연말 랠리'가 꼽힌다.


연준에 대한 기대감은 민주당과 공화당 간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합의 기대감이 줄어든 데 따른 반사효과다.

8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 의장이 추가 부양책 협상을 재개했지만 대선 일정이 시작되는 오는 11월 3일 이전까지 합의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워싱턴DC 정가 분위기다.

오는 11월 3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 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 선거도 이뤄지기 때문에 의원들도 지역구 선거운동에 한창이다.

이런 상태에서 하루 전날 공개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의사록에 향후 자산 매입 정책 확대 가능성이 언급돼 시장에 희망을 줬다.

의사록에서 일부 FOMC 위원은 "다음 회의에서는 어떻게 하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연준 목표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도록 할지에 대해 평가하고 대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매달 1200억 달러를 들여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채권(모기지론)을 사들이는 것을 지금보다 더 늘릴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과 추가 부양책 협상 중단'을 돌연 선언했던 6일, 에버코어 ISI의 사라 비앙키 분석가는 "지금 연말이 다가오는데 선거 시즌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재정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연준이 나서야 한다"면서 "연준이 양적완화(QE)에 더 속도를 내서 현재 월 1200억 달러를 푸는 수준을 1500억 혹은 1600억 달러로 늘리고, 오는 12월 만기가 되는 시장 구매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상 중인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은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부문부터 부분적·단계적으로 합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연준이 유동성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는 게 시장 희망이다.

8일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틀 전에는 부양책에 대한 대화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대화를 중단했지만 이제 다시 잘 풀리기 시작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민주당 측 부양안에 반대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다시 협상 재개를 촉구했는데 부분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 1인당 1200달러(약 140만원) 현금 지급 법안 통과 △ 250억 달러 규모 항공업계 지원 △ 1350억 달러 규모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 재개부터 당장 합의하라고 재촉했다.


지난 3월 민주당과 공화당은 코로나19 부양책으로 2.2조 달러 규모 '케어 법안' 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코로나 19 사태가 더 악화되면서 추가 부양책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공화당은 기업 지원·재난 지원에 초점을 둔 1.1조 달러 규모 '힐스 법안'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지역정부 보조금·사회 보장 지원에 초점을 둔 3.4조 달러 규모 '히어로즈 법안'을 내세워왔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사이 실물 경제가 더 나락에 빠질 위험이 불거지자 공화당 측 트럼프 정부가 1.6조 달러 규모를 제안하고 민주당은 2.4조 달러 규모를 제안한 결과 양측은 각자 준비한 절충안을 가지고 지난 5일까지 협상을 벌여왔다.


한편 러셀 2000 지수 상승 배경에 대해 CNBC는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아가는 분위기도 언급했다.

바이든 후보는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당장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대규모 부양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만 하다는 것이다.

대규모 경기부양이 이뤄지면 그만큼 실물 경제가 빠르게 회복돼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고 이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투자 기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

8일 설문조사 업체 '파이브써티에잇'이 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확률은 82.8%를 기록했다.

6일 82.3%에서 더 상승한 것으로 조사 이래 최고치다.

6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부양책 협상 중단과 재개를 번복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16.7%로 6일(17.2%)보다 소폭 낮아졌다.


'연말 랠리'라는 계절적 상승 요인도 러셀2000지수 회복을 앞당기는 배경으로 꼽힌다.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트윈데믹' (코로나19와 겨울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할로윈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소비 심리를 자극할 만한 연말 연휴도 다가오기 때문이다.

T3라이브닷컴의 스콧 레들러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추가 부양책 합의가 한 차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월드 연구원도 "올해 대선이 박빙 승부가 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최근 시장 흐름은 추가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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