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올 들어 0%대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상반기
SK바이오팜 청약에 3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투입된데 이어, 올해 공모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에는
SK바이오팜의 청약증거금을 훌쩍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돈'이 몰려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이어갔는데요.
그만큼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탓에 소액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주식을 배정받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 돼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추첨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물론 추첨제가 자칫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염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소액투자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송복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본사 객장.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해 방문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띕니다.
상장 첫날부터 연일 상한가를 기록한
SK바이오팜 이후 처음 등장한 '대어'인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도 큽니다.
▶ 인터뷰 : A씨 / 개인투자자
- "
SK바이오팜이 상장했을 때, 안 했었거든요…그게 대박을 터트려서 공모주에 관심이 생겨서 '이번에는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소액투자자들에게 공모주 배정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청약증거금을 많이 넣어야만 주식을 더 받을 수 있어, 경쟁률이 높을수록 고액자산가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관사별 마감 직전 청약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은 1천546대 1,
삼성증권은 1천495 대1, KB증권은 1천520대 1.
청약증거금은 마감 전에만 이미 47조 원에 달해,
SK바이오팜을 넘어섰습니다.
이처럼 경쟁률이 치솟자,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공모주 배정방식이 불공평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공모 경쟁률이 1천500대 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증거금 1억 원을 투입했을 때 받은 수 있는 주식이 4~5주 남짓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A씨 / 개인투자자
- "돈을 많이 넣어도 청약률이 너무 높아서 돈이 되질 않습니다. 이번에도 몇 주 안 나올 거 같은데…"
금융당국도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
증거금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식이 아닌 '추첨제' 논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증거금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은성수 / 금융위원장(지난달 25일)
-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 간 배정방식은 고액자산가일수록 유리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모주 시장에 몰려든 소액투자자들이 '똘똘한 한 주'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송복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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