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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형분양도 공공주도…결국 또 혈세투입?
기사입력 2020-08-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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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전경. 옛 성동구치소 용지 내엔 총 13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인데 이 가운데 신혼희망타운 600가구에 지분적립형 분양이 도입될 예정이다.

[사진 출처 = 매경DB]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하 지분분양)이 시행 초기부터 공공주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분분양이란 수분양자가 분양가의 20~40% 지분만 내고 주택을 취득한 후 약 2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갚는 분양으로, 목돈이 없는 3040세대를 위해 공공분양에 한해 도입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가 고안한 지분분양은 공공이 주도할 예정이어서 시작도 하기 전에 '막대한 세금'이 낭비될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 지분분양을 도입한 영국 사례를 보면 민간이 공급을 주도하며 '시장원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해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분분양 브랜드를 '연리지홈'(시민과 함께 만들었다는 의미)으로 정하고 2028년까지 1만7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시세의 반의 반값(약 25%)으로 일단 내 집을 마련한 후 추가로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연리지홈 개념"이라며 "장기 보유할 경우에만 처분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여서 단기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지분분양이 정착한 영국과 비교했을 때 지나친 공공주도라는 평이 나온다.

영국 지분분양을 연구한 권위자인 조영하 옥스퍼드브룩스대 교수는 "한국과 영국의 차이는 영국의 경우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비영리 주택 건설업체가 주로 지분분양을 공급한 것"이라며 "최근엔 민간 기업체들도 지분분양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민간 업체인 스트라이드업(StrideUp) 등은 지분분양과 비슷한 상품을, 기관투자가인 렌트플러스(Rentplus)는 5년마다 공유 지분을 늘리는 기회와 할인된 월세를 부과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공공기관인 SH공사 산하 리츠가 지분분양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분분양이 도입되는 공공분양의 경우 전용 59㎡(20평대) 평균 분양가가 약 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채당 3억7500만원(75%)을 조달해야 한다.

1만7000가구를 공급하려면 약 6조5000억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재원은 지방채를 발행해 조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약 1조원을 발행한 장기 미집행 공원이 이자만 매년 158억원을 내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수백억 원의 이자가 필요하다.

추후 지분을 처분해 원금을 갚는다는 발상이지만, 그마저도 부동산 가격 하락기라면 국민 혈세로 메워야 할 전망이다.


또한 공공이 주도하는 SH공사 지분분양은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영국에 비해 운영 방식이 경직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은 1년마다 지분을 적립할 수 있고 심지어 수분양자가 목돈이 필요한 경우 지분을 빼서 돈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SH공사 지분분양은 4년마다 한 번씩 지분 적립이 가능하며 지분을 덜어낼 수도 없다.


입주자 선정 방식도 논란이다.

영국의 경우 가구 연 소득 8만유로(약 1억1000만원) 이하인 경우 나이와 가구 특성에 상관없이 지분분양을 받을 수 있다.

반면 SH공사 지분 상품은 소득 기준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 이하(4인 가족 기준 세전 연 9600만원)로 영국보다 낮다.


조 교수는 "SH공사안은 자격 조건과 구매 주택의 크기 제한, 지분 취득 시기와 방법 등에 있어 제한이 다소 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혼·사별 가구 등도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현준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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