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디스커버리펀드의 민낯 1] 운용사는 투자 핵심정보 허위 기재…판매사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투자자에게 판매

【 앵커멘트 】
지난해 4월, 국내 금융시장에 생소하기만 했던 '디스커버리 쇼크'가 있었죠.
바로 장하성 주중대사의 친동생인 장하원씨가 설립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펀드 자산이 미국에서 동결된 것입니다.
이 탓에 디스커버리펀드에 쌈짓돈을 넣었던 국내 투자자들은 1년 넘게 돈을 돌려받지 못한채 밤잠을 설치고 있는데요.
이에 매일경제TV는 피해자들의 손실 보전을 위해 사기와 검증부실로점철된 디스커버리펀드의 속살을 입증할 관련 녹취록, 서류 등을 단독으로 입수해 디스커버리 사태를 심층 보도합니다.
우선 저희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판매사 중 하나인 한국투자증권에 건네 준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한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물론 한국투자증권도 충분히 검증가능한 상황에서 투자제안서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한채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품을 그대로 판매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나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 US 핀테크 글로벌채권 투자제안서입니다.

투자자들이 낸 투자금은 미국 핀테크 회사인 DLG가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되고, DLG 자산으로 미국 자산운용사인 DLI가 운용하는 상품에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

이 제안서에는 이 상품이 어디에 투자하고,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담보로 미국 현지운용사 DLI CEO 브렌던 로스(Brendan Ross)의 운용사 지분을 잡을 것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버전의 투자제안서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DLI CEO의 운용사 지분은 물론, 특수목적법인, SPV 즉, DLG가 보유하는 모든 자산까지 담보로 적혀있습니다.

이후 'SPV가 보유하는 모든 자산'이라는 문구는 투자제안서에서 사라졌습니다.

피해자들은 담보를 삭제한 것은 향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제안서에 최종적으로 남은 담보인 DLI CEO의 운용사 지분 가치는 얼마나 될까.

▶ 인터뷰 : 한국투자증권 직원
- "제안서에 보면 한 줄, 두 줄로 진하게 표시해놓은 부분, 브렌던 로스라는 대표이사의 주식을 담보로 저희가 수익률이 떨어지는 부분을 메꾸겠다는 것이었는데, 저희보다는 운용사에서 제시했는데, 담보가치를 보니 쉽게 약 100억 정도 됐고요."

▶ 인터뷰 :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 "그럼 담보 가치를 확인도 안하고…."

▶ 인터뷰 : 한국투자증권 직원
- "아뇨, 아뇨. 담보가치는 100억이란 건 확인을 다했어요. 저희 말고도 앞선 판매사들이 많은데 똑같이 확인했던 상황이고요. 100억이라는 게 사실은 다 보장해준다고 보이지는 않아요. 저희가 투자금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는데 똑같은 문구로 계속 나가다보니…."

DLI CEO의 지분 가치는 약 100억 원에 불과했지만, 가입 당시에는 이미 1천600억 규모의 펀드가 팔린 상황이었습니다.

즉, DLI CEO의 지분이 디스커버리 펀드의 수익률을 담보할만한 가치가 없었지만,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겁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DLI의 대표펀드, DLIF의 부실이 심각해 지난해 2월 미국 현지에서 판매 중단이 돼있었지만, 비슷한 시기 가입 당시 이런 부분이 설명되지 않은 채 투자자들을 속였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고, 판매사로부터 유발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취소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민법 제109조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구현주 /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
- "라임 무역펀드 사건과 사실 관계나 사건 자체는 다르지만, 디스커버리펀드 사건의 경우에도 가입계약 체결 당시부터 디스커버리펀드 해외 운용사나 주요 투자자산에서 부실과 손실이 발생한 점, 투자제안서에 투자대상이나 담보와 관련된 핵심정보가 허위·부실하게 기재된 점에서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한투가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에게 먼저 원금의 70%를 지급한다고 밝히면서 디스커버리펀드를 비롯한 다른 상품을 가입한 피해자들에게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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