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가삼현 사장 사내이사로 선임…가 사장, 대우조선 인수 성공적 마무리 과제 떠안아

【 앵커멘트 】
세계 1위 조선사였던 현대중공업도 2014년부터 수주 절벽 등 국내외 변수로 추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해 9월 현대오일뱅크 대표였던 권오갑 현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벼랑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현대중공업에 합류했는데요.
이후 권 회장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그룹을 살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때문에 권 회장의 부재는 그룹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됐는데요.
그룹도 더 늦지않게 권 회장의 경영부담을 나눌 '조력자' 찾기에 분주한 듯 보입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권오갑 회장은 지금까지 5년 6개월간 현대중공업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구조조정을 위한 노조 설득부터 실적 정상화를 위한 작업까지 그야말로 전천후 CEO역할을 했습니다.

그만큼 내년이면 '고희(古稀)'를 맞는 권오갑 회장의 어깨는 천근만근 무거웠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그룹도 권 회장의 부담을 함께 나눌 조력자 찾기 작업에 나서고 있는 듯 보입니다.

선두주자로는 그룹내 최고 영업통인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가삼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하루 전 한국조선해양도 주총에서 가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습니다.

지주와 조선해양에서 모두 사내이사에 올랐다는 점은 가 사장에게 권 회장의 조력자 역할을 부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게 재계의 대체적 의견입니다.

이와 동시에 가 사장이 완벽하게 권 회장의 조력자 자리를 꿰차기 위한 제일 과제가 성공적인 대우조선해양 인수 마무리라는 점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 인터뷰(☎) : 박준수 / 한국조선해양 부장
- "(한국조선해양 주총) 자리에서 가삼현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어 이사회에서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선임됐습니다. "

올해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인 만큼, 기업결합심사 마무리의 최고 적임자가 그룹 내 재무통이자 대외 업무를 총괄해 온 가삼현 사장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본부에서 근무한 가 사장은 런던지사장과 서울사무소장을 거쳐 2014년부턴 그룹 선박해양영업대표직을 맡아왔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이 시작된 직후부턴 기업 인수 태스크포스팀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대우조선 인수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준수 / 한국조선해양 부장
-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각 사의 경쟁력 제고를 돕고 주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8일 조영철 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에서 가 사장으로 나흘 만에 사내이사 후보자를 변경했습니다.

해외 출장 등으로 이사회 출석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그룹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기업결합 마무리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는 7월 초 EU 합병 심사가 최종 인수단계에서 발목이 잡힐 경우 가 사장은 권오갑 회장의 '조력자' 자리에서 다소 멀어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제는 그룹 살리는데 올인하며 쌓였던 권오갑 회장의 피로감을 덜어줘야 한다는게 그룹을 비롯해 재계 모두의 의견입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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