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락장에 빚져서 주식 사는 개인투자자…급증하는 신용거래 융자

【 앵커멘트 】
증권전문가들이 조언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원칙 중 하나가 '빚 져서 주식 사지 마라'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기본원칙이 최근 한달새 와르르 무너지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단기 수익을 노리고 돈까지 빌려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같은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융자가 손실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1일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10조5천163억 원.

이는 지난해 5월 13일 기록한 최대치 10조5천624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난 지난 달 20일(9조8천792억 원)의 잔고와 비교해서도 1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고,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누적 순매수 9조9천361억원을 기록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고스란히 받은 것입니다.

문제는 국내 증시가 연일 하락세를 보일 경우입니다.

신용거래 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했는데 추가 하락하게 된다면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져 지수를 더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28억3천6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난 한 달간 평균 111억 원보다 물량이 더 나왔습니다.

▶ 인터뷰(☎)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반대매매가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지수가) 3.5% 빠졌는데, 레버리지 투자 성격을 감안하면 거의 7% 가까이 오늘 하루에 빠진다는 얘기거든요, 신용융자 쓰신 분들은. 위험한 쪽으로 갈 수 있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신용거래 융자가 많은 종목일수록 하락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빚지고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의 손실 염려가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발짝 물러나 여유있게 투자하는게 투자자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해법이라는 증권전문가들의 조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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