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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보상 앞두고…금감원·은행 `눈치싸움`
기사입력 2019-11-1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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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 조정 절차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금융권과 금융당국 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에서 마련될 사실상의 '키코 피해보상 가이드라인'을 따를지 고심하면서 금감원 눈치를 보고 있다.

은행 가운데 일부라도 분조위 결정에 따르지 않으면 금감원 안팎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감원이 조만간 개최할 '키코 분조위'와 관련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은행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각기 다른 셈법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기업은 일성하이스코·남화통상·원글로벌미디어·재영솔루텍 등 4곳이며, 은행은 신한·우리·KEB하나·씨티·KDB산업·DGB대구 등 6곳이다.


금감원은 이번 분조위에서 당시 기업들이 입었던 손실의 30% 안팎을 배상하라고 은행들에 권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 은행 가운데 기업 피해 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신한은행은 이번 분조위 결과를 일정 부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예상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데다 금감원이 신한금융에 대한 종합검사에 돌입한 상태여서 금감원 의중을 거스르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법적인 근거 없이 배상에 나서는 것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주들이 지적할 수 있어 입장 정리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논란으로 곤경에 처한 우리·하나은행도 키코 보상에 전향적인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DLF 사태 이후 은행에 대한 제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감원 결정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금감원이 DLF 분조위를 개최하기 전에 키코 분조위를 열 계획이라는 점 등이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고, 하나은행 또한 DLF 검사 직전에 중요 파일을 삭제한 것이 드러나 곤경에 처했다.

하지만 역시 배임 이슈 탓에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분조위 결과를 따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본사와 이사회를 상대로 배임 관련 문제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쟁 조정을 신청한 기업 4곳 외에 앞서 분쟁 조정이나 소송 절차 등을 거치지 않은 기업이 150곳 정도에 달한다"며 "분조위에서 제시할 권고안이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나머지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들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의 수용 여부에 따라서 특정 기업은 배상을 받고, 특정 기업은 배상을 못 받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탓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금감원으로서는 그동안 해온 노력이 '절반의 성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그렇다고 금감원이 은행들에 권고안을 강제로 따르게 할 방법도 없다.


■ <용어 설명>
▷ 키코 :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약정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파생상품이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환위험 완화를 위해 가입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900여개 기업이 최대 3조1000억원 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승진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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