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축구장보다 큰 잡초밭이 있습니다.
심지어 '학교부지'로 지정된 지 십 년이 넘은 곳이라고 하는데요.
이예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2006년 서울시가 우수고등학교를 유치하려 매입했던 땅이 14년째 관리 없이 방치됐습니다.

각종 비닐 쓰레기는 물론이고 잡초가 펜스 밖으로까지 뻗어나와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예린 / 기자 (동대문구 학교부지)
- "3천 평이나 되는 이 공터는 14년째 학교가 지어지지 못하고 방치돼 있습니다. 제 뒤로는 잡초가 무성하고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인근 지역의 일반고는 남고와 여고 각각 한 곳뿐.

▶ 인터뷰 : 윤시현 / 동대문구 중학생
- "버스 타면 한 20분, 걸어선 삼사십 분 (가야 해요.)"

▶ 인터뷰 : 신현주 / 동대문구 중학생
- "(학교) 안 생길 것 같은데, 그러면 휘경여고 가야 할 것 같아요. 걸어서 삼사십 분 걸려요."

학생을 수용할 학교가 적다보니 주변 학교에 학생이 몰린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 인터뷰(☎) : 김성운 / 학교추진위원회 위원
- "(재산적) 능력이 되면 강남으로 가고, 조금 부족하다 근데 나는 애들 교육시키고 싶다 하면 노원으로 가겠죠. 여긴 학군이랑 더 멀어지는 거죠.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노력을 안 하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에요."

상황이 이렇자 고등학교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은 1만 명을 넘겼습니다.

▶ 인터뷰 : 이어진 / 동대문구 주민
- "학교가 안 생길 경우 6년이 지나면 일몰시한이 돼서 이 부지는 나라에서 뭐든 할 수 있는 상태가 돼요.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좋은 학교를 지어주시는 게 맞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1,400세대의 청량리 롯데캐슬을 비롯해 4년 후엔 아파트로만 2,500세대가 입주하게 됩니다.

특히 롯데캐슬의 경우 당첨자의 80%가 자녀 등 부양가족이 있는 3~40대로 예상돼 학령인구는 더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농답십리 고등학교추진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의 면담에서 중고등학교를 합친 통합학교 모델을 제안했지만,

교육청에선 학생 수가 부족하다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 "(학생) 수요가 나와야 통합학교도 검토할 수 있는 겁니다. 통합학교 운영하더라도 재정이 얼마나 소요되는데요. 주민들이 강하게 요구하니까 만나주는데, 우린 더 강하게 마무리지을 겁니다."

교육청과 구청에 따르면 학교부지 민원은 누적 3,300건.

주민들은 학교 설립을 위한 집단 행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입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