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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프랑코 유해 이전 놓고 스페인 과거사 갈등 폭발
기사입력 2019-10-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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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전 총통 손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마르티네즈-보르디우씨(64)가 23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 시내 외교단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하고 있다.

[출처=로이터]

스페인 '군사 정권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장을 두고 총통 가족들이 정부에 '과거사 청산 불만'을 터트렸다.

프랑코 전 총통 손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마르티네즈-보르디우씨(64)는 "할아버지 유해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정부가 다음 달 선거에서 이기려고 나라를 분열시키려 든다"고 비난에 나섰다.


그는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장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 시내 외교단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하면서 "이건 사회당 정부와 사법부가 기회주의자로 행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11월 10일 총선을 노리고 표를 얻으려고 정치 홍보전을 벌인 것이다.

이런 데 끌리는 자들은 노동조합들이나 분리주의자들 뿐"이라면서 "할아버지 유해 이장은 나라를 분열시키는 카탈루냐 분리독립주의 운동과 다를 바 없는 처사"라면서 현 산체스 정부를 비난했다.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장' 사건은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1975년에서야 비로소 군사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가 이뤄진 스페인의 과거사가 배경이다.

1975년은 프랑코 전 총통이 사망한 해다.


프랑코 전 총통의 유해. [출처=스페인 엘코레오데마드리드]
24일에는 프랑코 전 총통 유해가 이장된다.

수도 마드리드 시내 '전몰자 계곡' 국립묘지에서 같은 시대 밍고루비오 묘지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날 유해 이장식은 돌로레스 델가도 법무부 장관과 과 프랑코 후손 22인, 목사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헬리콥터를 동원해 이뤄질 예정이라고 스페인 엘 문도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유해 이장은 꼭 한달 전인 9월 24일, 스페인 대법원이 프랑코 후손들이 현 정부의 프랑코 유해 이전 추진에 반대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정부 손을 들어주면서 "스페인 내전 희생자들이 묻힌 '전몰자 계곡' 국립묘지에 묻힌 프랑코 묘역을 밍고루비오로 이전하라"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내전 희생자들이 묻힌 전몰자 계곡 . [출처=위키피디아]
다만 프랑코 후손들은 프랑코 전 총통 유해를 "마드리드 시내 알무데나 대성당 묘지로 옮겨달라"는 입장이다.

손자인 프랑코 마르티네즈-보르디우씨는 23일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 묘지 문제와 관련해 유럽 인권 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판단을 물을 것이며 24일 이장식 때는 프랑코 정권의 상징인 검은 독수리가 들어간 스페인 깃발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달 판결 당시 대법원 등은 프랑코 유해가 알무데나 대성당으로 옮겨지면 대성당이 전몰자 계곡처럼 독재자 순례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후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장' 문제는 지난해 부터 불거졌다.

지난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사회노동당)가 독재자 프랑코 전 총통 묘역을 이장하기로 하고 이를 연방 의회가 승인하면서 찬반 여론이 분분했다.

당시 산체스 총리는 "국민을 갈라놓은 상징물을 용인할 수 없다"며 "프랑코가 묻힌 곳을 파시즘 항전 기념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총리는 주말마다 전몰자의 계곡에 묻힌 프랑코와 스페인 파시스트(전체주의 독재)운동을 이끈 프리모 데 리베라 등의 묘역에서 독재 정권의 향수에 젖은 열성 지지자들이 미사를 여는 탓에 독재의 상처가 아물지 못한다면서 프랑코 유해 이장을 추진했다.

그간 스페인에서는 이른바 좌파 정부가 집권했을 때에도 쉽사리 독재 정권 과거사 청산을 위한 유해 이장 문제를 들먹이지 못했지만, 산체스 총리는 지난해 6월 불신임투표를 통해 우파 정부를 붕괴시키고 임시 총리로 집권해 나라 결속 다지기에 나섰었다.


다만 산체스 총리는 오는 11월 10일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4월 말 총선에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노선의 사회노동당이 최대 다수석을 차지해 승리했지만, 의회 내 과반의석은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총리가 좌파 노선 '포데모스 당'과 연정 구성에 나섰지만 실패했기 때문이다.

프랑코 전 총통 손자가 "정부가 정치게임을 벌인다"고 비난 여론전에 나선 이유는 이같은 정치적 상황 탓이다.


프랑코 전 총통 손자인 프란시스코 프랑코 마르티네즈-보르디우씨(64)가 "24일(현지시간) 이장식 때는 프랑코 정권의 상징인 검은 독수리가 들어간 스페인 깃발을 쓸 것"이라면서 깃발을 보이고 있다.

[출처=로이터]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장' 문제는 수십년째 묻힌 프랑코 전 총통의 묘를 이제와서 옮기는 것이 지난 독재 시절과 독재를 불렀던 스페인 내전의 아픈 역사적 상처를 과연 치유하는 방법인가와 직결되는 문제다.

프랑코 전 총통 유해 이전으로 상징되는 정부의 '과거사 청산'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스페인 신문 엘 문도의 이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시민 중 43%가 유해 이전을 지지했고 32.5%는 반대했다.

산체스 총리가 집권한지 한 달 째이던 지난해 7월, 같은 신문이 조사한 결과(찬성 41% vs 반대 39%)에서 찬반이 팽팽했던 것에 비하면 시민들은 총리의 과거사 청산 지지 쪽으로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코 전 총통은 무솔리니가 통치하던 이탈리아와 히틀러 치하 나치 독일과 손잡은 인물이다.

그는 1936년부터 1975년까지 스페인을 철권 통치했다.

스페인 군의 모로코 사령관을 지낸 그는 1936년 총선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자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스페인에서는 3년 간 '좌 vs 우' 이념 대결 내전이 벌어졌다.

3년의 싸움 동안 수십만명이 죽었고, 1939년 프랑코가 이끄는 반군 승리로 끝났다.

프랑코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지원을 받아 내전에 승리했다.

이후 자신을 국가 수반을 뜻하는 '엘카우디요'라고 자임했다.


지난 달 스페인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히틀러와 프랑코의 사진이 담긴 `범죄자들` 푯말을 들고 시민들이 마드리드 시내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로이터]

프랑코는 국가 수장직에 오른 후 1940년부터 18년 동안 2만여명을 동원해 마드리드 교외에 '화해'를 명목으로 추모 시설인 전몰자 계곡 묘지 공원을 지었다.

내전 희생자 3만3000여명이 이곳에 묻혔다.

프랑코는 자신이 사망한 후 자신도 전몰자의 계곡 특별묘역에 묻혔다.

다만 전몰자의 계곡에 묻힌 사망자 중 프랑코만이 내전 희생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을 사왔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극우 정당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과거사 청산이 이뤄지지도 않았다.

스페인에는 불문율처럼 통하는 '망각 협정'이 존재한다.

프랑코 사후인 1977년 제정된 사면법은 프랑코 시절의 일로 범죄 수사를 벌이는 일을 막았다.

그러자 2007년 사회당 정부는 프랑코 독재에 희생된 생존자들과 가족을 돕는다는 취지의 '역사기억 법'을 만든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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