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건조기 사태 ③]여 아이만 있는 집에…LG전자 "대기업 기사라 괜찮다"

【 앵커멘트 】
이처럼 LG전자의 늦장으로 소비자들은 답답함만 호소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정에 방문한 사후서비스까지 엉망이어서 소비자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한 모 씨는 깜짝 놀랄 일을 겪었습니다.

여자아이들만 있는 집에 LG전자 A/S기사 두 명이 사전 약속 없이 무작정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의류건조기 수리 관계로 방문 약속만 잡아 놓은 채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정하지 않았는데,

어른도 없는 가정집에 불쑥 찾아온 겁니다.

▶ 인터뷰 : 한00 / LG전자 소비자
- "10살, 11살 여자애들한테, 건조기 때문에 왔는데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대요. 저희 애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조그맣게 "아니요"라고 했는데 들어왔대요."

아이의 전화를 받은 한 씨는 다급한 마음에 곧바로 A/S기사에게 연락해 집에서 나가달라고 말했고,

이에 기사들은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가 난 한 씨는 서비스 대응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려 LG전자 고객센터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안일한 대응에 또다시 분통이 터졌다고 주장했습니다.

LG전자 고객센터에서는 담당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몇 차례 전화를 돌려받는가 하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는 설명입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고객센터장과의 통화에서도 A/S기사 방문 당시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지만,

"저희는 LG라는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한00 / LG전자 소비자
- "LG 측에선 이걸 심각하게 생각 안 해요. 하루 (A/S) 건수를 채워야 하는 게 있는데 그게 급해서 빈 시간에 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애가 이제는 학원에 갈 때도 밖에서 제가 문을 열어줘야 해요."

한 씨는 이번 일로 아이들이 트라우마까지 겪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밖에 나가는 게 다 두려운 식으로 (증상이) 점차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거든요. 광장공포증이라고 밖에 나가는거, 문을 여는 걸 두려워하는 장애도 있습니다. 결국은 집 안에만 있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고요."

제품 기능부터 사후서비스까지 LG전자의 브랜드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앞으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이예린입니다.

[ 이예린 기자 / y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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