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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갈등 본질은 21세기 패권…트럼프·시진핑 물러서지 않을것"
기사입력 2019-08-25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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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분쟁 파국 ◆
"지금은 2차대전 당시 미국이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모아서 원자폭탄을 개발했던 '맨해튼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기술전쟁 중이다.

" 미·중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양국 간 '기술' 분쟁관점에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미국 전문가 3명은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을 기술 전쟁으로 묘사했다.

전쟁은 공정하지 않은 기술 경쟁을 시도한 중국에서 비롯됐으며 지식재산권 탈취, 안보 기술 발달 등에 경계심을 느낀 미국이 무역전쟁 등으로 응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들은 "냉전시대 기술 개발의 산물인 실리콘밸리는 그 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 간 벌어지고 있는 분쟁에 대해 그들은 "동아시아에 매우 불행한 일이며 한일 간 분쟁으로 국제적 공급망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덕을 보는 것은 양국이 아닌 제3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미·중 갈등의 핵심에는 기술이 있다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연합체인 미중무역위원회 크레이그 앨런 회장은 기술 발전에 대한 중국의 태도 때문에 미국의 불만이 누적돼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종 무역갈등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먼저 시작했다고 해서) 미국만이 깡패(Vilain) 같은 나라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이며, 최대 제조기지이기도 한 중국이 어떤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인지를 우리는 알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 부를 이뤄내고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술 경쟁을 올바르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앨런 회장은 "중국은 어떻게 경쟁하려 하는가"라며 "중국 사람들에게 (기술) 개발과 경제 발전의 목적에 대해 물으면 '부강(富强)'이라는 단어가 늘상 등장하는데, 이는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되물었다.


만일 중국이 '부강'이라는 목적을 미국이나 한국 등 주변국들이 개발한 기술을 강제로 빼앗거나 통제하면서 혼자만 달성하려 하는 것이라면 이는 주변국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행태가 중국에서 관찰되고 있으며 이런 중국식 관행이 누적돼 오늘날 미·중 갈등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과거 경제적 시련과 아픔들을 겪었지만 공정한 기술 개발을 통해 오늘날 이만큼 발전했다"며 "중국도 같은 공정한 과정을 겪어야 하며 그런 과정들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자세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램턴 스탠퍼드대 펠로(전 아시아재단 이사장)는 미·중 간의 기술적 갈등을 경제와 안보 2가지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을 중국에 공개했고, 호혜평등(Reciprocity)을 원했으나 중국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자신의 시장을 열지 않았다"며 "결국 오늘날 미·중 갈등에는 21세기 신기술을 과연 누가 거머쥘 것이며, 어떻게 그러한 기술패권을 향해가는 게임을 공정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대립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와 별개로 중국이 미국과 기술적 무기경쟁(Technological Arms Race)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안보와 관련된) 기술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미국 교육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부적절하게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가져가거나 때로는 훔쳐가기도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갈등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교수는 미국 관점에서 중국이 이처럼 기술들을 탈취하거나 일방적으로 가져가기만 하는 것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동아시아와 달리 IT 산업 역사에서 미국 정부는 거대한 역할을 차지해왔다"며 "많은 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1950년대 냉전시대 미국 정부가 당시 소련처럼 중앙화된 구조로 기술 개발 예산들을 내려줬고, 그 결과 수많은 기업가와 기업 내부 혁신이 일어나면서 오늘날 실리콘밸리가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 협력의 시대는 끝나고 인재전쟁의 시대가 온다
램턴 펠로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인재들이 협력해서 기술을 생산하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공공의료나 의약품과 같은 (기본적인) 영역들에 대해서도 미·중 사이에서는 연구자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나는 두 나라가 (기술 협력 면에서) 보다 더 닫힌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램턴 펠로는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인 학생들의 학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인 130억달러 규모"라며 "하지만 이런 단순한 계산을 넘어서 더 근본적으로 보면 미국이 전 세계의 뛰어난 인재들을 흡수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희생과 딜레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 연구자들과의 기술 교류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램턴 펠로의 예상이다.


앨런 회장도 기술 협력보다는 기술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데 어느 정도 동의했다.

그는 "양국 간 불신의 원인은 매우 깊고 근원적"이라며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분쟁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는 대안구조를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오마라 교수는 "구글 직원들이 국방부와 구글이 계약을 맺는 것에 반대 의사를 밝히는 것을 나는 괜찮다고는 생각한다.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라며 "하지만 IT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에 대한 역사를 제대로 알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미국 군사기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큰 동력 중 하나였으며, 이런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제2, 제3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시도를 한다 하더라도 같은 결과물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마라 교수는 "많은 국가가 자신들만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며 규제를 풀겠다고 하지만 그건 내 관점에서는 '아니올시다(Just No)'다"며 "실리콘밸리는 쉽게 복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부와 기술, 산업의 오랜 역사가 중첩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한일 대립으로 글로벌 공급체인 변화 거셀것
◆ 미·중 갈등, 꽤나 오래간다
이런 기술 경쟁에서 비롯된 갈등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램턴 펠로는 미·중 갈등이 꽤나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스트롱맨'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둘은 매우 약한 정치적 기반을 갖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상대방에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램턴 펠로는 "두 사람은 각자의 시스템 내에서 여러 측면에서 약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갈등을 직시하고 타협에 이르려면 매우 강력한 입지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갈등은 꽤나 오래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처음에 양국 갈등은 레터문제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무역갈등으로 번졌고, 지금은 환율 등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미국은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 노트북 등에 대한 관세 10% 부과를 수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지만 앨런 회장은 "최근 2년간 양국은 강력한 무역제재, 대화, 소규모 후퇴, 그리고 정전 등 5가지의 패턴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램턴 펠로와 같이 당분간 이런 패턴의 갈등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앨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딜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있고, 중국이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양자가 타협을 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적 위기가 닥쳐야만 리더들이 대화에 나섰기 때문에 현재 양국 갈등 상황에 대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 기술 문제가 한일 갈등 배경
한일 갈등 역시 기술적 문제가 배경이 됐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램턴 펠로는 "양국 간 역사적 갈등도 있겠지만 한반도의 정세 변화를 둘러싼 일본의 군사력 증강 이슈도 있다"며 "한일 양국은 모두 군사력을 증강시키려 하고 있으며 양자는 서로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사이의 안보경쟁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앨런 회장은 "한일 갈등은 동아시아에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전제하면서 양국 간 갈등으로 인해 덕을 보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 세계 상품들의 공급망(Supply Chain)은 문제에 따라 적응한다"며 "과거 하이테크 산업의 공급망은 매우 국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매우 복잡하게 그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응한 3인은 누구
매일경제는 미·중 갈등의 원인을 '기술전쟁' 측면에서 설명해줄 수 있는 미국 내 인사 3명을 접촉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거릿 오마라 워싱턴대 역사학과 교수, 데이비드 램턴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 옥센버그롤랜 펠로, 크레이그 앨런 미중무역위원회 회장 등이다.


오마라 교수는 미·중 갈등 원인 중 하나인 기술 원천이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책 '더 코드: 실리콘밸리와 미국의 재건'의 저자이다.

그는 정보기술(IT) 산업과 미국 정치, 그 두 관계가 빚어내는 역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책을 다수 저술해 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등을 지냈다.


신간 '더 코드'에서는 실리콘밸리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인이 냉전시대 미국의 기술 개발에 대한 드라이브 때문이라는 역사가 기록돼 있다.

오늘날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자리 잡은 일명 '실리콘밸리'라는 지역은 1950년대만 해도 '말린 자두(Prune)'가 주된 산업이었던 보잘것없는 지역이었는데, 오늘날 이처럼 전 세계 기술 중심지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램턴 펠로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미·중 관계 전문가로 존스홉킨스대에서 중국 연구 프로그램 디렉터도 겸임하고 있다.

2014년부터 미국과 중국이 서로 안보 기술 측면에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65년간 아시아 18개국 동향을 연구해온 아시아재단에서 이사장을 역임했고 미국 정부 내 미·중 국가위원회 위원장을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지냈던 인물. 포린어페어스, 포린폴리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지에서 그의 연구를 자주 인용한다.


2015년 중국 외교학원이 발표한 미국 내 중국 전문가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할 정도로 '중국이 인정하는 미국 내 중국 전문가'로도 꼽힌다.

특히 2014년 그가 발간한 책 '덩샤오핑부터 후진타오까지: 중국 지도자들 추적'은 20년간 중국 각계 인사와 500여 차례 인터뷰를 해서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런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고 난 이후인 2018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미국 기업을 대변하는 미중무역위원회 회장에 임명됐다.

올해 초부터 미·중 무역갈등의 본질이 기술 경쟁이라고 여러 강연에서 밝히고 있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만큼, 현재 트럼프 정부를 둘러싼 미국 기업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일경제는 그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중국 파트에 있었으며 브루나이 대사를 역임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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