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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中인민해방군 의식한듯…충돌 최대한 피한 시위대·경찰
기사입력 2019-08-1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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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홍콩 ◆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도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집회는 홍콩 대규모 도심 시위를 주도했던 민간인권전선 주도로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개정 반대를 요구하며 촉발된 대규모 홍콩 시위가 11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태 진압을 위해 전격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정국은 풍전등화 양상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부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가 점점 폭력 성향을 띠기 시작하고, 경찰의 강경 대응에 이은 중국의 무력 진압 가능성이 제기되자 최근 홍콩 안팎에서는 '비폭력 시위를 전개하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이에 17일 집회는 4주 만에 ‘평화 시위’로 진행됐고, 다음 날인 18일에는 주최 측 추산 170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경찰과는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런던, 파리 등 세계 곳곳에서도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미국을 겨냥해 홍콩은 내정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홍콩 정부 통제를 벗어난 혼란으로 비상사태에 이르렀다고 전인대가 판단하면 중국 정부가 무력 진압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인대의 담화는 사실상 최후통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주최 측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부터 송환법 반대와 경찰의 시위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진행했다.

주최 측은 애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규모 집회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집회·시위 범위와 방식을 놓고 홍콩 경찰 허가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권전선은 당초 빅토리아공원에서 센트럴 차터 로드까지 거리 행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홍콩 경찰은 폭력시위가 우려된다며 이를 불허했다.

주최 측은 "(역대 최대 규모인) 300만명이 시위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되고 우리의 마음이 그들(정부)에게 닿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민간인권전선은 "오늘 집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100만명을 넘을 수 있지만 빅토리아공원 수용 인원은 10만명에 불과하다"며 "경찰 요구에 의해 '유수(流水)식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수식 집회는 빅토리아공원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이 집회장에 15분만 머무르다 빠져나가 집회가 흐르는 물처럼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시민들이 오후 2시 넘어 삼삼오오 빅토리아공원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오후 3시께 공원 전체 풍경이 검은 우산 행렬로 가득 찰 만큼 인파가 몰렸다.

이 무렵부터 주최 측은 시위대를 공원에서 빠져나가도록 유도했고, 시민들은 마치 소규모 부대로 쪼개지듯 빅토리아공원 집회장에서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애드미럴티, 센트럴 등지로 자유롭게 흩어져 행진했다.

이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에 대한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경찰 행태에 관한 독립적 조사 △보통선거 실시 등 '5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홍콩 시내의 한 레스토랑 앞에서 폭동 진압 경찰들이 팔짱을 낀 채 진행되는 시위를 바라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홍콩 경찰들은 앞서 도심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시위대가 특정 거리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물대포 차량 등 시위 대응 설비들도 배치했다.

또 이날 집회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3000여 명과 폭동 진압 경찰 100여 명을 투입하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시위대와 충돌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는 분위기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자유롭게 행진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한 경찰도 무력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인 17일 진행된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도 주최 측과 경찰 모두 최대한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에서는 주최 측 추산 교사 2만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송환법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고, 오전에 시작된 집회는 오후까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일부 시위 참여자가 육교 위에서 경찰 차량에 쓰레기통을 던지고 경찰이 이에 맞서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을 발사하기도 했으나 더 이상의 충돌은 없었으며, 시위대는 저녁 8시 무렵 대부분 해산했다.

폭력 성향을 띠던 홍콩 사태가 다소 '평화 시위' 모습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가짜뉴스'들이 터져나오면서 홍콩 시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무장경찰이 이미 홍콩 폭동 진압 경찰에 투입돼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번호판을 단 차량이 시위 현장에서 목격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문의 상당 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뉴스로, 친중파와 반중파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소문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1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전인대 외사위원회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일부 미국 의원이 홍콩 시위대를 두둔하는 것에 강력한 불만을 표명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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