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2천억 원 규모의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이 대우건설의 승리로 일단락됐는데요.
그러나 경쟁자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돼가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구로구의 고척4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시공권을 두고 맞붙었던 두 건설사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결과는 대우건설의 승리.

재개발조합은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다'는 내용의 공문과 소식지를 대우건설과 조합원들에게 각각 발송했습니다.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정해진 기표용구를 쓰지 않은 표 4장이 무효 처리됐지만, 이를 유효표로 보는 데 문제 없다는 법률자문을 받은 것.

당시 조합원 246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대우건설은 126표, 현대엔지니어링은 120표를 얻었습니다.

이 가운데 무효표 4장이 모두 대우건설 품으로 돌아가면서 과반 득표가 인정된 겁니다.

▶ 스탠딩 : 박상훈 / 기자
- "시공권은 대우건설에 돌아갔지만, 실제 공사로 이어지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장이 당초 '안건 부결'을 선언했음에도 이를 번복한 것을 문제삼았습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

현대 측은 임직원 일동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결국 소송을 통한 사업중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 "번복을 철회해달라는 공문을 조합에 발송했습니다. 입장을 회신해주시면 추가적인 검토를 한 뒤 대응할 생각입니다."

또 현대의 시공안을 택했던 일부 조합원들이 공사금지 가처분신청에도 나설 수 있는 상황.

실제로 지난 8일 조합원 50여 명은 구로구청에 시공사 재선정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대우 쪽에 한 표를 던졌던 조합원들의 불만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고척4구역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 "자기네들(현대엔지니어링)은 억울하다 이거죠. 어차피 제안서도 (대우건설에) 많이 밀리게 써 왔기 때문에 안 되는 거예요. 이미 다 결정이 났는데, 아무 소용 없는 거예요."

대우건설 매각도 변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사비 약 2천억 원을 들여 4만2천㎡ 부지를 정비하는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소송전과 비방전으로 얼룩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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