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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출신 영입했더니…부실대학 지원금 8억→16억으로
기사입력 2019-04-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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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개혁 가로막는 교피아 ① ◆
교육부 대학평가에서 2015학년도 이후 올해까지 5년 연속 부실 대학 판정을 받은 경기도 소재 한 4년제 사립대 전경. 지난해 6월 교육부는 대학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교육청 실장(교육부 출신)을 이 대학에 임시이사로 파견했다.

연평균 130명가량이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나면서 이 대학 정원 내 재학생 충원률은 2014년 65.6%에서 지난해 57.4%로 떨어졌다.

[이승환 기자]

지난 15일 찾은 충북 소재 4년제 K사립대. 몸이 불편한 중·고등학생 교육 방법을 가르치는 중등특수교육학과 강의실에서 1·2학년 대상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업을 마친 학생 10여 명에게 교육부 서기관 출신인 P교수를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 "누군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같은 학과의 한 교수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측에 문의하니 P교수는 올해 1학기에 아무런 수업을 맡고 있지 않았다.

이 교수는 지난 학기까지는 수업을 하면서 교무부총장을 맡았는데 올 들어서는 수업은 맡지 않은 채 행정대외부총장직을 전담하게 된 것이다.

이 대학에 따르면 교사 경험이 없는 P교수는 교직실무 등 6개 과목을 강의한 바 있다.


P교수가 이 대학에 취업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K대가 2011년부터 세 차례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2019학년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상인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다.

K대는 역량강화대학 선정 닷새 만인 지난해 8월 28일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을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기도 했다.


어떻게 교수가 됐느냐는 질문에 P교수는 "교육부를 10여 년 전에 그만뒀으며 정상적 절차를 거쳐 임용됐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연이은 교피아 영입에 때를 맞춰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재정지원 규모(공시 연도 기준)가 2017년 8억3745만원에서 지난해 15억7500만원으로 갑절이 뛰었다.

하지만 취업률(공시 연도 기준)은 2017년 68.6%에서 지난해 67.2%로 떨어졌고, 외국인 학생 수도 같은 기간 82명에서 50명으로 급감했다.

강의실 부근 화장실은 대부분 양변기가 아닌 화변기(쪼그려 앉는 형태의 화장실 변기)였다.


대전에 위치한 한 사립대(역량강화대학)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은 자신이 인근 다른 사립대로 편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먹고살아야죠. 꿈이 있으니 좀 더 나은 데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생이 편입했다는 대학은 지난해까지 부실대학으로 분류됐다가 올해 들어 자율개선대학으로 부활한 곳이다.

최근 찾은 대전의 또 다른 4년제 사립대는 전직 교육부 차관이 2017년부터 총장으로 와 있는 곳이었다.


이 대학 정문으로 들어서자 "대학기본역량진단 '자율개선대학' 선정"이라고 검정 고딕체 문구가 적힌 널찍한 현수막이 기자를 맞았다.

현수막 하단에는 '교육부' 로고가 선명했다.


최근 방문한 전남 소재 S사립대 캠퍼스. 28만9008㎡(약 8만7425평) 규모 캠퍼스를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둘러봤지만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서관 3층에 위치한 일반 열람실은 통째로 문이 잠겨 있었다.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 제2교정을 설치하는 캠퍼스 이원화로 인해 제1캠퍼스는 공동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공동화는 교정 안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 하숙집 주인은 "15년 전엔 4개월에 150만원을 받았는데, 현재 4개월 기준 80만원을 받는 실정"이라며 "접근성이 떨어지는 학교 뒤편 하숙집엔 아예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학교가 간판 학과들을 이곳에 남겨둔 채 총장과 대학본부가 제2캠퍼스로 떠난 것은 학생을 끌어모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교육부 퇴직 관료 출신인 대학본부 간부 역시 제2캠퍼스에 있었다.

이 대학 수뇌부가 파천(播遷·임금이 난을 피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피함)한 제2캠퍼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승무원 복장을 갖춘 항공운항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정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놀고 있는 강의실이 태반이었다.


회계 부정 사건을 둘러싼 대학 내부고발자를 교육부 L서기관이 학교 측에 흘려줬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물의를 빚은 경기도 소재 S사립대는 올 들어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되는 겹악재를 겪었다.


학생관에 붙은 대자보는 '대자보 무단 제거'에 반발하는 대자보가 유일했다.

한 학생은 "학교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이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제거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지곤 했다"며 "(내부제보자 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학생들은 신상이 털릴까봐 학내 게시판에 자신들의 생각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학생들은 역량강화대학 지정에 따른 학과 통폐합 이슈로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무용학과 3학년 재학생은 "통폐합(폐지) 얘기가 나와 학생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교가 일방적으로 (학과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어 화가 나고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내부고발자 정보를 피감 대학 측에 흘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L서기관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중앙징계위원회 징계 결정은 1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인사혁신처 측은 "교육부에서 (징계 판단에) 필요한 절차를 지연시켜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정석우 기자 / 원호섭 기자 / 고민서 기자 / 김유신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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