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어제(8일) 하루 총파업을 벌였던 KB국민은행 노조가 오늘 전원 업무에 복귀해 정상 근무했습니다.
이번 파업과 관련해 매일경제신문 김태성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이 파업을 했는데 구체적인 상황은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8일 하루짜리 경고성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이날 노조는 전날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막판 노사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하루 전인 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야제를 열고 8일에는 오전 9시 총파업 선포식에 이어 오후 2시까지 파업 행사를 이어갔습니다.
국민은행이 파업을 한 것은 지난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을 반대하는 파업을 연지 19년만입니다.
이날 파업에는 노조 추산 9,500여명, 은행 추산 5,5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현재 국민은행 전체 임직원이 1만8,000여명인데요. 노조 추산으로 보면 전 직원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파업에 참여한 셈입니다.
파업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고객들의 불편을 막기 위해 은행은 이날 근무인원이 부족한 지점에는 본부 직원을 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국 1,058개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는 일은 없게 했습니다.
다만, 주택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 기업금융처럼 담당 직원이 있어야만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직원이 파업으로 없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인원이 근무하는 거점점포를 전국에 411개 선정해 일반 영업점에서 하기 힘든 거래를 신청한 고객은 이 거점점포로 가도록 유도했습니다.
KB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 ATM 같은 비대면 채널은 파업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운영했고요.
파업이 진행된 이날 하루동안 발생한 타행송금수수료나 증명서발급수수료 등은 전액 면제하는 조치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파업 다음날, 그러니까 오늘인 9일에는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들이 일터로 복귀해서 전체 은행 지점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마쳤습니다.
【 앵커멘트 】
은행원이라면 평균 연봉이 9,000만 원이 넘는 고연봉 직종으로 잘 알려져있는데요.
그런데도 굳이 파업까지 연 이유가 무엇인가요?
【 기자 】
노조가 총파업 이유로 내세운 쟁점은 크게 네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신입 행원에 적용하는 페이밴드제도 폐지, 두 번째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산별노조 협의대로 1년 연장하는 문제, 세 번째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텔러 직원의 기존 경력을 인정하는 사안, 네 번째는 점포장을 사실상 구조조정하는 후선보임 제도 폐지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은 페이밴드제와 임금피크제 연장인데요.
페이밴드제도는 진급을 못하면 올라가는 기본급에 상한을 두는 제도입니다.
국내 은행원들의 기본 연봉제는 호봉제인데요.
승진과 상관없이 연차대로 무조건 기본급이 올라가는 호봉제에 승진이라는 성과 달성 조건을 추가한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현재 국민은행은 2014년 11월 이전 입사자는 호봉제를, 11월 입사자부터는 페이밴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이 제도를 전 직원에게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업무 성과를 제대로 내지 않아도 오래 근무하기만 하면 오히려 승진한 직원보다 연봉을 더 받는 호봉제의 모순을 고쳐야 한다는 겁니다.
반면 노조는 제도를 적용받는 신입행원들이 이 제도를 심각한 차별이라고 느끼고 있다면서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퇴직할 나이가 되면 퇴직을 하는 대신 순차적으로 이전에 받던 연봉의 일부만 받으면서 추가로 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지난해 국민은행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와 은행 사측의 협의체인 사용자협의회가 산별교섭을 통해 임피제를 적용받는 나이를 1년씩 늦추는 사안에 합의했습니다.
국민은행 노조는 현재 만 55세인 제도 시작 나이를 이 산별교섭에 맞춰 일괄적으로 56세로 늦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은행측은 현재 부장, 점장급과 다른 직원들의 임피제 시작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부장급은 1년, 팀장은 6개월만 늦춰 시작시기를 맞추자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에 노조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통상임금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은 은행측이 기존 입장을 버리고 사실상 수용하는 등 다른 사안에서는 어느정도 의견 일치를 봤는데요.
앞에서 설명한 핵심 사안에서 입장이 끝까지 갈린 탓에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갔습니다.
【 앵커멘트 】
국민은행이 우리나라 1위 은행이다 보니 고객 수만 3,500만 명이라고 하죠?
이정도면 파업 때문에 피해가 컸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의외로 큰 혼란은 없었습니다.
실제 파업 당일 서울 시내에 있는 국민은행 영업점을 돌아봤는데요.
파업 참여 때문에 직원들이 비워놓은 자리도 많았지만 지점을 찾아오는 소비자들은 그보다 더 적었습니다.
이날 거점점포로 지정돼 영업한 한 국민은행 지점장은 언론을 통해 미리 파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은행에 오지 않은 고객들도 있고 무엇보다 요즘에는 ATM이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비대면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방문객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회나 송금 같은 서비스는 웬만하면 모바일 앱으로 처리하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은행 창구가 한산한 건데요.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은행 입출금 거래와 조회에서 은행 영업점 창구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4%에 그쳤습니다.
반면 인터넷뱅킹은 입출금거래중 52.6%, 조회는 86%를 차지했습니다.
오히려 이번 파업을 보고 굳이 영업직원 중심으로 1만8,000명이나 되는 국민은행의 조직 규모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이번 파업은 끝났지만, 앞으로도 추가로 열릴 수도 있다고요?
【 기자 】
노조는 이번 파업에도 불구하고 노사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3월까지 4번의 파업을 더 한다는 계획입니다.
추가로 집단휴가와 회의참가 거부, 계열사 상품판매 거부 등의 태업도 진행합니다.
특히 노조가 2차 파업 날짜로 정한 1월30일부터 2월1일까지는 자금 수요가 많은 설 연휴 직전이라 만약 이때 실제 파업이 일어난다면 1차 파업때보다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렇게 되면 노조와 은행 양쪽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2차 파업 전에는 양측이 어떻게든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실제 양측은 앞으로 임단협이 마무리될 때까지 추가 교섭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우려했던 것에 비해 다행히 고객 불편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2차 파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매일경제신문 김태성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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