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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쓴웃음`…실속적은 中환적물량만 밀물
기사입력 2018-12-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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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항 물동량이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산신항 크레인 밑으로 대형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부산신항만주식회사]

7일 오전 8시 부산광역시 강서구 부산신항만주식회사. 항만 곳곳에서 진행되는 작업 현장 열기는 한겨울 강추위를 잊게 했다.

길이 6m에 높이 2.6m의 큼직한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들은 쉴 새 없이 항만 정문을 오가며 화물 운송에 여념이 없었다.

항구에 정박한 선박에서는 인부들이 컨테이너 수천 개를 내리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올해 부산항 물동량이 1876년 개항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부산항만공사 전망에 힘이 실리는 순간이었다.

부산항은 지난 10월 물동량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항, 싱가포르항, 중국 선전항, 중국 닝보·저우산항, 중국 광저우항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하역 현장에서 만난 이승재 부산신항만주식회사 부장은 "올해 환적 화물 덕분에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며 "2016년 한진해운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부산항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부산항 물동량이 2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넘어서 2167만TEU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항만업계 예상을 뒤집는 '호황'이다.

항만업계는 올 초까지도 "지난해 처음으로 부산항 물동량이 2000만TEU(2049만TEU)를 넘어섰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부산항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경기 침체로 수출입 화물이 제자리걸음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환적 화물이 증가한 덕분에 부산항이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올해 물동량 증가의 일등공신은 환적 화물이다.

전체 물동량 가운데 환적 화물 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53%에 달했다.

수출입 화물은 1021만6000개로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다른 나라 수출입 화물을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환적 물동량은 1145만800개로 지난해보다 1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환적 화물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톈진항을 비롯한 중국 항만의 기상 악화와 체선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국으로 바로 가는 노선이 부산항에서 환적했고,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중국 수입 화물에 대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을 우려해 미리 물량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부산항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 환적 물동량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은 절반에 가까운 환적 물동량을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두 나라 간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에서 배를 바꾼 환적 화물 출발지를 분석한 결과, 중국이 전체 중 39.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두 나라가 상대국 수출품에 막대한 규모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교역이 줄고 이는 부산항의 환적 화물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으로 나가는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가 물동량을 늘리기 위해 해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선사들에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역효과' 논란에 휩싸여 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해양수산부가 환적화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 2003년 이후 지난해까지 부산항에 기항한 선사들에 현금으로 지급한 인센티브는 총 2355억여 원이다.

연평균 157억원꼴이다.

올해는 인센티브 예산으로 203억원을 책정했다.


여기에 낮은 운임 탓에 환적업체들이 언제든 화물 수송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은 부산항의 '뜻밖의 호황'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복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장은 "글로벌 충격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품목별 수출 다변화보다는 국가별 수출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뜻밖의 호황'에 가려져 있는 부산항의 그늘이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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