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야 하는데요.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들은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연근무제 도입인데, 삼성전자가 7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한다고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소식,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박상훈 기자,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월부터 비(非) 업무시간을 엄격히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는 등 새로운 근로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나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삼성전자는 올 1월부터 점심시간이나 피트니스 이용과 같은,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볼 일 등은 철저하게 근무 시간에서 빼고,

근로 시간은 직원이 출입증을 찍는 시간을 기준으로 체크하는 등 새로운 근로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어제(29일) 발표한 재량근무제는 그동안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내놓은 제도입니다.

재량근무제 실시에 따라 앞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 개발 등 R&D 직군의 직원들에게는 업무 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를 본인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재량권이 부여됩니다.

또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간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적용됩니다.

【 앵커멘트 】
박 기자 얘기를 듣다 보니 탄력근무제, 재량근무제 등 유연근무제의 종류가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정리 한 번 해주시죠.

【 기자 】
네. 먼저 삼성전자가 7월부터 실시하기로 한 재량근무제는 말 그대로 근로자의 재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책정하는 제도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처럼 일하는 시간과 방식, 장소 등을 근로자가 전적으로 결정하는 근무 형태입니다.

또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총 근로시간만 정하고 하루나 일주일 단위의 근로시간은 근로자의 자유에 맡기는 것입니다.

출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이 자동적으로 결정되는 자율출퇴근제보다 더 유연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마 가장 많이 들어보셨을 탄력근무제가 있습니다. 시차출퇴근제라고도 하는데요. 이 제도는 1일 8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되, 출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제도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1일 4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 근무를 전제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삼성전자는 이른바 '포괄임금제'도 폐지하기로 했다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 기자 】
정부의 포괄 임금제 원칙적 폐지 방침에 맞춰 포괄 임금에 해당하던 시간외수당을 별도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인데요.

포괄임금제는 노사 간 약정에 따라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초과근로수당을 미리 정해 일괄 지급하는 임금 체계입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월급에 한데 묶어 주던 각종 초과근로수당을 엄격히 관리해서 지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앞으로 시간외근무가 한 달에 20시간을 넘으면, 10분 단위로 통상임금의 150%를 줄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들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생산직을 대상으로 주간 2교대 근무제로 전환한 뒤 전반조와 후반조가 각각 8시간씩 근무하는 '8+8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사무직과 연구직은 계열사별로 유연근무제 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데요.

임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점검하고 주 52시간이 넘을 경우 해당 부서장과 임직원들에게 이를 알려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가다듬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사무직 직원들이 하루 근무시간을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정하게 했고, 기능직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전 생산라인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다른 소식으로 넘어가볼까요?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 발표 3개월 만인 내일 완전히 문을 닫는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GM 군산공장은 미국 제너럴모터스의 결정에 따라 31일부로 공식 폐쇄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됩니다.

군산공장은 내일 별다른 행사 없이 문을 완전히 닫을 예정이며, 공장에는 38명만 남아 시설 유지 보수와 부품 발송 등을 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1996년 첫 가동 후 연간 1만2천명을 상시 고용하며, 군산 수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던 GM 군산공장은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 앵커멘트 】
군산공장이 문을 닫으면 협력사들의 연쇄부도 등 지역경제의 파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어떻습니까?

【 기자 】
전라북도와 군산시 등에 따르면, 군산공장이 폐쇄될 경우 전북도 내에서만 140여 개 협력사가 연쇄부도 위기에 빠지고, 최대 1만3천명 가량이 실직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군산은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장기휴업 사태로 협력사 60여 곳를 잃었고, 근로자 5천여 명도 실업자가 된 바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파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군산공장 인근 식당 관계자의 말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GM 군산공장 인근 식당 관계자
- "저녁에 잠깐 몇몇 사람들만 왔다 갔다 하지, 거의 사람들을 볼 수가 없어요 여기는. 힘들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지난달 군산시를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아직 효과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군산을 지역구로 둔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김관영 /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군산)
- "그간의 정부당국의 협상이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이제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위기 속에서도 반드시 대책을 마련해내야 합니다."

【 앵커멘트 】
현실적으로 공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더라도 대안이 있으면 좋을 텐데요. 거론되는 대책들이 있나요?

【 기자 】
GM의 중국 물량을 군산에 유치하고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과 자율주행차·신재생에너지 등의 신산업을 군산공장에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엔 곧 있을 지방선거 붐을 타고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즉 OEM 방식이 지역사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공장 매각이나 임대의 경우 신차 생산까지 최소 5년이 걸리지만, OEM은 기존에 있는 모델을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생산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GM 본사의 협조를 받아 MOU를 체결한 뒤 컨소시엄 형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아무쪼록 공장 폐쇄 이후를 대비한, 현명한 대안이 모색돼야 할 것 같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