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배달업계가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으며 '새판짜기'에 돌입했습니다.
배달 플랫폼이 수수료를 감면해 주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단독 입점을 약속하는 방식인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교촌치킨과 손을 잡았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 기자 】
어제(25일) 배달업계와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배달의 민족과 '배민 온리(배민 Only·오직 배민)'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교촌치킨은 쿠팡이츠에는 입점하지 않고, 배민과 요기요, 공공앱인 '땡겨요', 그리고 자체 앱에서만 주문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단독 입점 조건을 받아들이는 대신 교촌치킨 가맹점은 배민으로부터 중개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게 되는 건데요.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는 매출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는데, 이 협약에 따라 좀 더 낮은 우대 수수료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우대 중개수수료율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협약은 다음 달 중으로 시작돼 2~3년 동안 유지될 예정입니다.

배달앱 플랫폼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우대 혜택을 주면서 경쟁사의 입점 철회를 합의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협약이 수수료에 대한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배달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배달 플랫폼 간 '프랜차이즈 단독 유치 경쟁'이 본격화할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교촌치킨 입장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문제를 이러한 독점 체결 계약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고…결국에는 (배달 플랫폼이) 서로 프랜차이즈 본사와 독점적으로 계약해서 배달 수수료를 조율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생성된 것이 아닌가…쿠팡이츠도 다른 메이저 프랜차이즈 업체를 유치하려고 노력할 거기 때문에…"

【 앵커멘트 】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배달 플랫폼들이 브랜드를 독점해서라도 점유율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경쟁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무료배달' 정책이 계기였다는 말도 있죠?

【 기자 】
네, 무료배달 시행 이후 배달앱 실적은 모두 반등하며 매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그렸습니다.

무료배달을 도입한 지난해 배민의 매출은 4조 3천2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으며, 쿠팡이츠의 배달을 맡고 있는 쿠팡이츠서비스의 지난해 매출 역시 1조 8천8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7.5%나 증가했습니다.

반면, 무료배달 도입으로 인해 외식업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외식업주들은 무료배달에 건당 3천 원이 넘는 배달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배달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외식업주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려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싸지는 이중가격제가 급등하고 있기도 합니다.

업주들은 배달비와 중개수수료를 합한 비용이 경우에 따라 음식값의 40%에 이르는 상황에서 음식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결국 그 부담이 음식값에 반영되면서 배달 가격이 더 비싸지는 이중가격 문제가 생기는 거군요.
그래서 상생안도 나왔다고요?

【 기자 】
네, 배달의민족이 1만 원 이하 주문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상생 방안에 중간 합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도출된 이번 합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상생안인데요.

1만 원 이하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전액 면제, 배달비 차등 지원, 1만~1만 5천 원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차등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주문 금액이 낮아질수록 입점 업체 부담이 높아지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액 주문 중개수수료 및 배달비 지원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이번 합의에 따라 상생을 위해 지원하는 규모는 연간 최대 1천억 원, 3년간 최대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쿠팡이츠 역시 지난 12일부터 1만 5천 원 이하 주문에 한해 중개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 주는 방안을 부산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내세웠던 만큼, 배달 플랫폼들이 자율적인 수수료 인하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앵커멘트 】
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의 사회적 대화가 조금은 더 활발해진 모습인데요.
새 정부 출범으로 점유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배달 플랫폼도 있다고요?

【 기자 】
네, 바로 공공배달앱인데요.

공공배달앱은 지자체가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거나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배달앱으로, 지역화폐나 상품권 등을 지원받아 중개 수수료가 1~2% 수준으로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한은행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44만 명으로, 지난 2월 97만 명에서 3개월 만에 약 4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지자체 12곳에서 사용 중인 공식 공공배달앱 '먹깨비'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역시 38만 명으로 3개월 만에 약 90% 늘었습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30조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공공배달앱의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1인당 평균 25만 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역화폐 쿠폰으로 지급될 경우 공공배달앱으로 배달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외식업계도 배달앱 중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사앱 키우기에 나섰는데요.

BBQ는 최근 자사앱을 통해 스페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 경기 티켓 3만 장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bhc 역시 지난 2월 자사앱을 리뉴얼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배달시장이 본격적인 재편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앞으로 어떤 판이 만들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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