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매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예산을 통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감기관이 해외 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출장이라고 하는데요.
감독을 해야할 피감기관의 돈으로 나가면서 과연 제대로 된 감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4명은 크로아티아 등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출장길에 오른 의원은 기재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각당의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
수출입은행이 관리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해외 사업현장 등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정에 필요한 항공과 숙박비용은 피감기관인 기금이 책임졌습니다.
피감기관을 점검하러 가면서 비용을 지원 받은 의원들이 제대로 감독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오는 상황.
수출입은행 측은 "기금 집행의 적정성과 문제점 파악을 통해 입법에 반영하는 목적의 출장이었다"며 비용에 대해서는 "정부의 예산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출장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출장을 다녀온 해당 의원실에서는 비용 지원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의원실 관계자
- "국회 예산으로 그게 충분하지 않았고, 예산 편성할 때 그것을 감안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같은 대외경제협력기금의 국회의원 출장 지원 관행은 매년 지속해 왔습니다.
1차례에서 최대 3차례까지 기재위 소속 의원들과 출장길에 올랐고, 그 가운데는 국회의원이 한 명만 동행한 출장도 있었습니다.
한편 지난해와 올해 출장은 시기상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정부 예산 사업이므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사전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입장.
하지만 권익위 관계자는 "정부 예산의 진행이라도 무조건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예산 책정의 근거 등을 따져볼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감기관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해외 사업 점검에 나서는 국회의 관행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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