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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은 손 안대고 `백화점식 개헌`…`갈등 개헌` 될라
기사입력 2018-03-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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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10만달러시대 개헌 ①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개헌자문안을 놓고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과잉 개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개헌 논의는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자문안은 대통령제를 4년 연임제로 바꾸었을 뿐 정작 중요한 권력 분산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없애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한 만큼 논의를 여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어이없게도 다른 내용에 묻히게 됐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31년 만에 손보는 개헌자문안에 국민 기본권과 지방자치분권 강화를 비롯해 권력구조 개편까지 광범위하게 담고 있지만 찬반이 엇갈리는 세부 조항이 많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특히 시장자유주의를 침해하거나 진보 색채로 치우친 부분도 있어 국민의 갈등을 유발하는 '국론 분열 개헌안'이란 폄하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무엇보다 문제는 헌법에 세부적인 것을 다 넣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개헌을 자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나중에 시대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오는 21일 이 같은 개헌자문안을 토대로 독자 정부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는 지난 13일 △국민주권 실질화 △기본권 확대 △자치분권 강화 △견제와 균형 내실화 △민생 안정 등 5대 기본 원칙에 따라 개헌자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5년 단임제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전환과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 권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수도조항 명문화, 국회의원 소환제, 경제민주주의와 토지공개념 반영, 공무원 노동3권 확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권·입법권 확대 등이 반영됐다.

또 5·18 민주화운동, 부마 민주항쟁, 6·10 민주항쟁 관련 내용이 헌법 전문에 포함됐다.

사실상 헌법 조문을 대부분 뜯어고친 것이다.


이 같은 개헌자문안에 새롭게 들어간 내용을 조항별로 살펴보면 국민 여론은 차갑다.


정책기획위원회가 최근 한 달간 국민헌법 홈페이지에서 여론조사한 결과, 개헌자문안에 담긴 대통령 결선 투표제에 대해 응답자 중 77.6%(1만5275명)가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 의견은 4219명, 중립 의견은 195명이었다.

결선투표제는 1차에서 과반수 등 일정 득표율 이상 얻지 못했을 때, 상위 1~2위 후보 간에 2차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국민은 두 번씩 투표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 국민이 헌법 개정안과 법률안을 직접 제안하는 제도인 '국민 발안제'에도 반대 의견이 전체의 55.7%에 달했다.

또 생명권·정보기본권(알권리)·사회적 약자 보호권 등 새로운 기본권 신설(57.7%), 지방자치단체에서 입법권을 갖는 자치입법권(57%), 국가원수 조항 폐지(52%) 등에도 반대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경제민주화 강화와 토지공개념의 경우 찬반(찬성 9016명, 반대 8721명)은 팽팽하게 맞섰다.

아울러 공무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공무원 노동3권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반(찬성 9601명, 반대 7568명)이 엇갈렸다.

다만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4년 연임제와 유사한 4년 중임제에 대한 찬성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조사는 공무원이라든가 이해관계가 있는 국민만 적극적으로 참여했거나 구체적인 문구조차 모른 상태에서 한 여론조사여서 판단 근거로 활용되기도 어렵다.

특히 노조나 이해집단의 의도적인 왜곡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까지 개헌자문안 내용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서 깜깜이 개헌이라는 목소리도 많다.

문 대통령이 만일 개헌안을 발의한다면 공고를 거치기 때문에 국회에서 문구를 수정해 의결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의 손을 떠나게 되면 개헌안은 국회에서 전부 통과되거나 폐기 등 두 가지 선택지만 남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논의해 여야 합의 개헌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지만,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자유한국당(116명)에서 당론으로 반대하면 의석 분포상 정부 개헌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독자 개헌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도 못하고 국론 분열만 초래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헌법을 개정해 정치권이 국민에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개헌을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윤식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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