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나 기업이 은행에 예금을 맡기고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예금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예금 지급액/예금 잔액)은 19.1회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18.4회를 기록한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입니다.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이라고도 부릅니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경제주체들이 예금을 은행에 예치해둔 채 좀처럼 꺼내 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9년에는 67회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0년대 들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2000년대 말 소폭 반등하는 듯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34.8회를 끝으로 매년 내리막길을 탔고 결국 20회 미만까지 떨어지게 됐습니다.

통상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경제가 성장할 때 높아지고 둔화할 때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해 요구불예금 하락은 그보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 성장 동력 약화와 관련 깊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금리에도 요구불예금이 하락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약발'이 제대로 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습니다.

금리를 낮추면 경제주체들이 은행 예금을 줄이고 소비·투자를 늘려 경기가 활성화해야 하지만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을 때는 이 같은 경로가 작동하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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