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지역이 최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재앙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설 연휴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보내고 있는 군산시민들은 덕담보다는 한숨과 탄식에 젖어 들었습니다.

설 명절을 사흘 앞둔 지난 13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5월 말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 중단과 공장 폐쇄' 발표는 근로자와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발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도크가 멈춘 지 7개월여 만입니다.

시민 박모씨는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가 군산조선소에 대한 재가동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엠 군산공장까지 폐쇄된다니 앞날이 걱정돼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박씨는 새만금 등 군산의 미래 발전을 보고 군산으로 이사해 둥지를 튼 지 3년째인데, 최근 악재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나빠져 명절 고향 가기를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불안과 근심에 빠졌다"는 30대 후반의 군산공장 근로자 김모씨 역시 청천벽력같은 소식과 주위의 우려에 '패닉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설을 맞아 찾은 고향집에서 부모님과 친지들이 '어린 자식까지 두고 어떻게 살아 갈 거냐'는 걱정에 울분을 터뜨렸다"면서 "앞날이 캄캄하다. 명절이 지옥 같았다"고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박정희 군산시의회 의장은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아 군산을 떠나고 이에 따른 경기침체와 땅값 하락 등 전반적인 경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어 "지엠 군산공장을 가동한 지가 20여 년으로 근로자 대부분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이번 조치로 1만여 가구 4만여 명이 넘는 인구가 생계 위기상황에 빠지는 심각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지난 14일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가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군산지회는 비상체계에 돌입, 천막 농성에 돌입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책위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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