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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벼락…고향도 못 가겠어요"
기사입력 2018-02-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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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또 韓에 직격탄 ◆
지난 13일 폐쇄가 결정된 한국GM의 전북 군산공장 인근 식당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소식에 어제 소리 없이 눈물을 훔치고 있는 아내를 등지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어요. 이제 하루살이 인생이 된 것 같아요."
14일 낮 12시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앞.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를 나서던 한 직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이같이 토로했다.

다른 직원은 기자를 보자마자 "당신 같으면 기분이 좋겠냐. 불난 집에 부채질하지 말고 그냥 가라"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전날 군산공장 폐쇄 소식을 접한 부평공장은 '남 얘기가 아니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직원들도 밀려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했다.


부평공장은 한국GM 본사, 기술연구소, 디자인센터를 비롯해 아베오와 알페온처럼 주력 차종을 생산하는 시설이 있는 곳이다.

공장 직원만 1만1464명에 달한다.


한 직원은 "다른 공장도 군산공장처럼 폐쇄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설 기분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한국GM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김 모씨(52)는 "현재 희망퇴직을 받고 있고 부평공장 직원 가족들은 모두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달 말부터 공장 정문에 천막을 쳐놓고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부평공장 비정규직 해고 직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망연자실했다.


한국GM은 생산량 감축 등을 이유로 부평공장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올 들어 부평공장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7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천막농성 중인 A씨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실직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군산공장 폐쇄 등 상황이 더욱 악화돼 이번 설 연휴엔 고향을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10개 기초자치단체와 조만간 논의해 한국GM 자동차 살리기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GM이 철수하면 650여 개 자동차 부품사가 있는 인천 지역 경기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창원공장의 한 직원은 "군산공장 폐쇄가 다른 공장에 미치는 여파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군산공장 직원들에 대한 인력 재배치가 다른 공장에서 이뤄질 수 있다.

당장 사내도급 인력의 일자리가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9시 노조원들이 참여하는 '공장 폐쇄 철회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렸다.

노조 측은 "GM의 일방적인 공장 폐쇄 통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전 조합원과 함께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집회 도중 김재홍 한국GM 군산지회장은 무대에 올라 삭발식을 하고 사측의 일방적인 공장 폐쇄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지회장은 "희망퇴직으로 노동자를 우롱하는 회사에 속지 말고 공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노조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이날 군산공장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하고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반대를 위한 집회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또 부평공장 내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기가 악화되고 실업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전라북도는 군산을 고용재난지역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군산 = 박진주 기자 / 부평 = 지홍구 기자 /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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