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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소상공인·中企 `죽을 맛` "탁상행정에…문 닫을 판"
기사입력 2018-01-1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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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명암 ◆
12일 서울 종로 아세아전자상가에서 열린 소상공인 신년 간담회에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찬우 세운상가 상인 대표(앞줄 왼쪽부터)를 비롯해 소상공인 업종별 대표 등 20여 명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 중소벤처기업부]

"인건비 지출이 총비용의 10~20%인 소상공인이라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드는 추가 비용 증가는 1.6%입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외에 4대 보험 지원, 임대료 인상폭 인하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는 만큼 혜택은 여러분에게 돌아갑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일자리 안정기금 지원 등 세부적으로 준비가 꼼꼼하지 못합니다.

종업원이 4대 보험 가입을 꺼리는데 점주가 이를 강제할 방법이 있겠습니까."(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12일 오후 서울 종로 아세아전자상가 회의실. 홍종학 장관과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단·업종별 대표 20여 명이 신년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열띤 대화를 벌였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독려와 소상공인의 경영환경 악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취지였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튀어나왔다.


이유리 소상공인연합회 요식업 대표는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요건에 '4대 보험 가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요식업 현장은 너무 영세해서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사람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자리 안정자금 실효성이 없다"며 "인건비 인상은 재료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결국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데도 음식값은 바로 올릴 수 없으니 고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인상 취지를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계적으로 했어야 했다"며 "촛불 시위도 나가고 정권 교체를 함께 바랐던 입장이지만 지금은 우리에게 화살이 날아오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최승재 회장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조건인 '월평균 190만원 미만'에 대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월급여 200만원 받던 사람을 190만원 지급하는 등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장을 보고 세세하게 정책을 짜야 했다"고 지적했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연합회는 홍 장관을 만나기 앞서 이날 여의도에서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 회장은 "정부는 막연한 낙관과 기대, 긍정적인 얘기만 하는데, 현장에서는 앞날이 걱정스럽다는 얘기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이 저조한 것은 단순히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닌데,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왜 신청하지 않는지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제도 종로 상가들과 편의점을 돌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어려움을 청취했다"며 "현장 목소리는 정부가 이번 기회에 4대 보험 가입자를 늘려 '1석2조'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시내 한 편의점의 경우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뽑으려고 몇 명을 전화로 면접했는데, '4대 보험 가입해준다'고 말하자 그 청년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단기 알바를 하는 청년층은 4대 보험에 가입하면 월급이 줄어드는 것으로만 안다"며 "부모 의료보험에 올라 있어 신규 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도 시행 전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청년층 등 종업원을 대상으로 '4대 보험 가입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알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원대상을 '월평균 급여 190만원 미만'으로 제한한 점도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고용노동부와 함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 설명회'를 열었는데, 지원 대상과 조건을 설명하자 도중에 3분의 2 정도가 행사장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최 회장은 "설명을 듣고는 자신은 지원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소상공인들이 나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중소기업인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절규한다.

경기도 소재 금속가공기업 대표 A씨는 "최저임금 인상분에 이것저것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한꺼번에 20% 올려줘야 한다.

감내할 정도가 아니다.

적자로 가면서 굳이 공장을 돌릴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수출 중소기업은 해외 오더가 들어오면 밤새 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해서 납기 맞춰서 돈을 벌고 투자하고 일자리 만들었다"며 "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되면 잔업도 시킬 수 없게 돼 수출 오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출 오더 받았다가 일할 직원을 못 찾아 배상금을 물어주면 기업 망한다"며 "수출 현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수출 생태계가 무너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찬동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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